피크닉

by 해우소

핏줄같은 가지는

하늘 향해 뻗은 생명의 증거들

땅 속 깊이 움켜쥔 뿌리는

살기 위해 버둥대는 조용한 손놀림


막내 솜털처럼 보송보송 돋은 봄 새싹과

내 머리카락처럼 우수수 흩뿌려진 가을 낙엽과

어머니 손마디처럼 바싹 말라붙은 겨울 가지도


어느 날 문득 찾아왔듯이

그렇게 또 자연스레 지나가는걸

가장 눈부셨던 날마저 보내주라고

마음껏 즐겼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아쉬워말고 붙잡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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