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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일상시선
거울을 뽀드득 빛나도록 훔치면
흐리게 낀 눈곱을 훔친 듯 앞이 환하다
세면대를 싹싹 미끄러지도록 닦아내면
기름진 얼굴을 맑게 닦아낸 듯 개운하다
변기가 뽀얘지도록 박박 씻으면
뒷구녕 깨끗이 씻은 마냥 시원하다
타일 사이의 물때를 양치하듯 꼼꼼히 문지른 뒤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물로 흠뻑 적셔 헹구고
구석구석 정성스레 말리는 동안
내 안에 낀 더러운 찌꺼기들이 함께 걷혀
하수구로 흐르는 걸 보면서
모든 의식은
끝난다
왜 꼭 그래야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