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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이 Jun 17. 2022

컨설팅 발주하기 #3

조직인사 컨설팅 메이저 회사들


십수 년 전.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리자,

"너 부동산 하냐?"고 물으셨습니다.

세상에 컨설팅이라고는 경영 컨설팅만 알고 있던 저로서는 천지가 개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컨설팅 Consulting.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우리는 폭넓게 컨설팅이라고 부릅니다. 포털에 검색하면 수많은 컨설팅 회사가 나오므로, 처음 조직인사 컨설팅 발주를 준비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회사가 딱 맞는 분야인지 알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사전적인 분류/정의는 지양하고, 실제 회사명을 들어 보겠습니다.




조직인사 컨설팅 Major 회사들



1. 국내사 (Local Firms)

네모파트너즈 POC /  HCG / 인사이트 그룹 등.

국내사는 토종펌이라고도 부릅니다.
한때 신토불이라는 말로 국산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캠페인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 몸에는 토종 농산물이 좋다”는 뜻이었습니다. 토종 컨설팅펌도 비슷한 이미지입니다. 토종인만큼 국내 기업 사정에 최대한 커스텀 된 제도를 설계해주는 점이 주요 장점입니다.

국내에서 조직인사 컨설팅 시장이 급성장한 계기는 '97년 IMF 사태 직후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기업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서구식 조직체계와 인사관리 방법론을 이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네모파트너즈라는 회사가 생겨났습니다.


[네모파트너즈 POC]

네모파트너즈는 2000년도에 설립된 토종펌의 선두주자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회사입니다. '네모파트너즈'라는 공동의 브랜드 뒤에 SCG(전략), POC(인사조직) 등 각 컨설팅 서비스 영역의 줄임말이 붙어 있으며 각각 별도 법인으로 존재합니다. 현재 조직인사 법인은 [네모파트너즈 POC]이며 People & Organization Consulting의 줄임말입니다. 글로벌 컨설팅사들과 입찰 경쟁에서 굳건한 실력으로 당당히 비딩을 따내는 토종펌입니다. 어마어마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최대한 맞춤형 방안을 고안해냅니다. SCG 등 네모 브랜드로 연계된 타 분야와 시너지 효과도 강점입니다. 자타공인 토종 1등 회사입니다.


[HCG]

Human Consulting Group의 줄임말입니다. 본래 네모파트너즈의 조직인사 분야는 이 HCG가 맡고 있었습니다. 즉 네모파트너즈 HCG였던 것이지요. 더욱 전문적인 인사 컨설팅 분야를 독자적으로 이루고자 네모파트너즈에서 분리해 나왔고, HCG에서 활동하던 파트너들 중 일부가 네모에 남아 네모파트너즈 BPG(Blue Point Group)라는 법인을 만들어 네모의 HR 서비스 라인을 이었습니다. 그러다 2012년부터 BPG가 POC로 사명을 변경한 것입니다. 즉, [네모파트너즈 POC]와 [HCG]는 본래 한 뿌리였습니다.
여하튼, HCG는 '컨설팅' 외에 'HR 시스템 솔루션' 및 '급여 아웃소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였고, 이 때문에 인사담당자분들께서는 응? HCG는 IT업체 아니었나? 또는 급여 업무 대행업체 아니었어? 이렇게 오해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컨설팅이 본업입니다. 그들의 보고서를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아웃풋 퀄리티가 대단합니다.


[인싸이트 그룹]

2006년에 설립되어 꾸준히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보고서를 참 읽기 쉽게 쓰는 회사였습니다. 전문적인 용어나 영어단어를 남발하는 현학적인 보고서들도 참 많은데, 인싸이트 그룹의 보고서는 워딩이 담백하고 장표를 심플하게 구성하여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컨설팅' 외에 '인력 아웃소싱' 사업도 하고 있어서 인사담당자분들은 파견계약직 운영 업체로 알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만 컨설팅이 본업입니다.





2. 해외사 (Global Firms)

머서 / 헤이그룹 / 타워스 왓슨 등.


글로벌 컨설팅사  메이저급을 소개한다면서  맥킨지 같은 곳이 없는가 의문인 분도 계실 듯합니다. 저는 경영컨설팅 중에서 "조직인사" 컨설팅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컨설팅 회사 MBB(맥킨지/BCG/베인앤컴퍼니) "전략" 컨설팅 분야입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외국계 컨설팅사'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가 예상되는데요, 허울뿐이라든가, 비싸기만 하고 실속은 없다든가, 본질에 닿지 못하고 겉만 훑는다든가 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본사가 해외에 있고 한국 법인은 그들의 브랜치라는 점에서 파생되는 편견, 즉 열심히 안 하겠지라는 편견이라고 봅니다.


약 50년에서 100년의 업력에서 나오는 내공, 예상과 달리 Tangible(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듯 명료)한 보고서, 글로벌이기에 다룰 수 있는 해외 벤치마킹 등을 겪어 보시면, 반대로 '토종펌이 유사품이고 글로벌펌이 오리지널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드실 겁니다.


[머서]

요즘 큰 규모 입찰을 거의 독식하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잘 나갑니다. 컨설팅도 컨설팅이지만, "해외주재원 관리(해외 파견 수당 조사)", "글로벌 보상 데이터 조사"라는 글로벌 기업만의 특색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M&A 사업부를 따로 두고 있어 인수합병 테마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외국계 컨설팅사들이 오히려 토종펌에 밀려 한국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은데 머서는 꾸준히, 그리고 더욱더 입지를 견고히 해왔습니다. 머서의 해외 본사에서 각 지사를 관리하는 KPI 중에 '일정 규모 이상의 PM급을 보유'하게 하는 지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점이 머서 코리아가 사업을 잘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렇게라도 강제로 인력을 관리하게 하기 때문에, PM들 다 떠나보내고 프리랜서로만 인력을 구성하여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다른 글로벌 펌들과 달리 머서는 승승장구 하는지도 모릅니다. 전세계 130개국에 지사를 둔 저력 있는 회사.


[헤이그룹]   *콘 페리 헤이그룹

헤이그룹은 인사컨설팅의 시조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1943년 에드워드 헤이 박사가 설립했는데 그 시절로서는 혁신적인 방법론과 진단도구를 발명하여 컨설팅을 수행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우리에게 이제는 흔하디 흔한 개념인 "역량 Competency"도 헤이그룹이 처음 발명한 개념입니다. 인간 행동이 조직성과에 미치는 실증 연구들을 수행하는 연구조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랬던 헤이그룹이, 뚜둥. 2016년이었나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 콘페리에 인수되었습니다. 한국 법인이 아니라 본사가. 그래서 이름이 '콘페리 헤이'로 바뀌었지요. 위의 로고를 보시면 콘페리 밑에 초록색 글씨로 Hay Group이 쓰여 있는데, 합병 전에는 저 초록색 글씨 부분만이 헤이그룹의 로고였습니다. 당시 헤이그룹에 있던 지인들의 명함이 바뀌어서 제가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 그 헤이가, 그 헤이가, 콘페리가 뭐하는 회사인데 헤이를 합병해 도대체~! 하면서 놀랐었어요.
사실 콘페리도 C레벨의 써치펌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써치펌이 탑클래스 인사컨설팅 회사를 품에 안으며, 리더십에서 조직/인사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비즈니스를 구상한 게 아닐까 합니다. 뭐가 되었든, 컨설팅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므로 헤이그룹의 위상이 바뀐 것은 없습니다.


[타워스 왓슨]   *윌리스 타워스 왓슨

메이저 3개 회사 중 하나로 여기를 다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다룬다면 에이온 휴잇을 다뤄야 하나... 좀 고민했습니다. 왜냐하면 몇 년 전에, 타워스 왓슨의 한국 사업이 예전만은 못해서 접느니 마느니 한다는 말을 내부인으로부터 들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하지만 에이온 휴잇은 명확히 한국 내 컨설팅 사업부는 접었다고 들어서 꽝. 타워스 왓슨은 계속 사업을 유지하는 듯해서 일단 그 네임밸류만으로도 타워스 왓슨을 다뤄야겠다 싶었습니다.
타워스 왓슨은 연혁을 따지자면 거의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겁니다. 그 시대에 보험계리 컨설팅으로 시작한 '윌리스 그룹', '타워스 페린', '왓슨 와이어트'라는 회사들이 점차 직원 복리후생 서비스, 조직인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다가 순차적으로 합병하며 앞글자들만 합친 윌리스 타워스 왓슨이 된 셈입니다. 2010년에 '타워스 페린' + '왓슨 와이어트' 합병으로 '타워스 왓슨'이 되었고, 2016년에 '윌리스 그룹' + '타워스 왓슨' 합병으로 '윌리스 타워스 왓슨'이 되었지요. 국내에서는 2000년 초반에 '왓슨 와이어트'가 활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서 저는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전신을 그냥 '왓슨 와이어트'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뭐 이 엄청난 업력을 가진 회사에 대해 제가 메이저니 아니니 왈가왈부할 것은 없는 듯한데, 문제는 요즘인 듯합니다. 한국 내 컨설팅 입찰 경쟁에서 타워스 왓슨이 여전히 건재한지를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3. 결국 글로벌 회사가 더 좋은 것 아니냐?
위의 6개 회사 외에는 볼 것도 없단 말이냐?
라는 물음에 대하여


첫째. 컨설팅 업계는 국내사/해외사 간 이직이 활발합니다.

경력 3년이 넘으면 국내사, 해외사 구분 없이 이직이 활발하여 서로 섞여 있습니다. 즉, 메이저 회사들이라면 보유한 PM급 인력 간 수준 차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작년에 로컬펌에 있던 친구가 올해에 글로벌펌에 가 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둘째. 로컬펌은 커스터마이징이라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얼마나 현장의 고민에 맞춰 방법을 강구하고 가장 맞춤형의 제도를 고안해내느냐... 에서 저는 로컬펌에 한 표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이 역시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입니다. 어떤 PM이 들어오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회사에 흐르는 전반적인 기류를 생각하면 로컬펌이 조금 더 커스텀에 신경을 씁니다. 네임밸류가 글로벌보다는 미흡하기에 다른 부분에서 어필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컨설팅사의 역량보다는 고객사의 호불호.

어떤 컨설팅사를 선정하느냐는 컨설팅사 자체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사실 고객사의 내부 사정이 더 결정적입니다. 즉, 윗선에 보고할 때, 글로벌 회사 또는 더 네임밸류가 있는 곳을 선정하는 게 보고가 수월하다는 겁니다. 조직인사 컨설팅 회사들은 전략 컨설팅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컨설팅사 선정 시 최종 결정권자에게 설명이 용이한 곳을 올리는 게 의사결정 얻어내는 데에 용이합니다. 예를 들면, "이곳이 1등 업체입니다.", "이곳이 글로벌리 최대 업체입니다"라고 말하면 더 이상 이견이 없으니까요. 그런 이유 말고, 순수하게 제안 내용만 놓고 판단할 때 어느 회사가 나은지 평가하셔야 합니다.  


넷째. 위에서 언급한 6개사 외에는 메이저가 아니라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제가 아는 메이저급 6개사를 적어놓았을 뿐입니다.

혹시 제가 언급한 6개 회사 외의 곳에서 근무하시거나 근무했었던 분들, 기분이 언짢았다면 죄송합니다.

제 경험, 그리고 HR 분야에서 장기간 있으면서 알게 되는 평판. 이런 것에 근거하여 주관적으로 6개 회사를 추려본 것뿐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여러분의 회사 사정에 맞춰 컨설팅펌을 고르시면 됩니다.

중요한 건 여러분께서 컨설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아웃풋을 명확히 정의하여 그것을 가장 잘해줄 컨설팅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조직인사 컨설팅의 경우 위의 6개사 외 다른 회사도 충분히 만나보시고 얘기 나눠보실 수 있습니다. 병원도 여러 군데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데, 하물며 몇억 원짜리 서비스를 받기 전에 여러 회사를 만나보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겁니다.

아니면, 아예 전통적 조직인사 컨설팅이 아니라 채용(한국행동과학연구소 등), 평가(마이다스HRi 등), 진단(J& Company 등)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된 컨설팅 회사가 필요하다면 이 또한 자유롭게 알아보시고 미팅을 요청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의 부탁을 받은 바 없습니다. 제 경험에 기반하여 쓴 글입니다. ^^




* 컨설팅 발주하기 #1

https://brunch.co.kr/@haey/11


* 컨설팅 발주하기 #2

https://brunch.co.kr/@haey/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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