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를 들어 달라는 것, 그리고 숨을 쉬어 달라는 것'
"누구를 위해 누군가
기도하고 있나 봐
숨죽여 쓴 사랑시가
낮게 들리는 듯해
너에게로 선명히 날아가
늦지 않게 자리에 닿기를"
'아이유-Love poem' 가사 중
나는 위로를 할 줄 모른다.
정확히는 서툰 위로에 오히려 상대가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 위로를 머뭇댄다.
중학교 1학년, 등하굣길에 종종 마주치던 한 아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내 친구의 친구이자 옆 동 사는 이웃이었다. 이러한 몇 가지의 교집합만으로 우리는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 친구는 참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름만큼이나 예쁜 미소와 밝은 성격을 지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장암'이라는 질병의 그림자도 친구의 미소만큼은 가릴 수 없었기에.
어느 날, 그런 친구가 조금은 내려앉은 어깨를 하고 집에 가고 있었다. 나는 급히 달음질하여 그 친구에게로 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알고 보니 노력에 비해 시험을 만족스럽게 보지 못해 상한 마음이 어깨에 드러난 것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힘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 흔한 위로의 말 중 하나를 건넸다.
"힘내!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그 시험이 친구의 마지막 시험이 될 줄은 알지도 못한 채.
그때의 친구 입가에 나타난 옅은 미소를 나는 기억한다.
친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음이 어땠을까?
행여 그때의 옅은 미소가 '마음의 상처'는 아니었는지 묻고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아이를 만날 수 없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아직 마음 한 편에 자리하고 있다.
힘내,
다 잘 될 거야,
네 마음 이해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세상에는 참 많은 위로의 표현이 있다. 하지만 때론 이 말들이 정말로 상대를 위로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마음속 빈자리가 조금도 없을 때는, '낼 힘이 없는데 어떻게 힘을 내라는 거지?'라며 스스로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위로를 건넨 이들에게는 너무나 미안하게도, 쏟아지는 '힘내' 속에 오히려 파묻히는 느낌이었다.
아이유는 싱글 앨범, <Love poem> 중 마지막 트랙 'Love poem' 소개 글에 '나는 여전히 누군가 내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참견을 잘 참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그런 행동들이 온전히 상대만을 위한 배려나 위로가 아닌 그 사람의 평온한 일상을 보고 싶은 나의 간절한 부탁이라는 것을 안다. 염치 없이 부탁하는 입장이니 아주 최소한의 것들만 바라기로 한다. 이 시를 들어 달라는 것, 그리고 숨을 쉬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위로를 할 줄 모른다.
그리고 여전히 상대를 위한 진정한 위로의 방법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위로에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사랑하는 나의 누군가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을 가지고 옆을 지키는 '기다림'.
나의 소중한 이들에게 '회복'을 염치 없이 부탁하기 위해,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위로를 연습해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