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는 산책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구름이었어요. 어제처럼 구름이는 산책을 하고 있었어요. “봄이 오면 꽃이 펴, 꽃은 아름다워. 정말 좋아.” 꽃구경을 하며 하늘 위를 두둥실 떠다니던 구름은 꽃 주위를 둘러싼 검정 물체를 보았어요. “저게 뭐야? 꽃이 잘 안 보이잖아.” 그것은 까망이었어요. 까망이는 검은빛을 내뿜어서 까망이가 있는 곳은 까맣게 빛이 났어요. 구름이는 그것이 맘에 들지 않았어요. 숨을 크게 훅 들이쉬어 순식간에 까망이를 빨아들였어요. “날 내보내줘!” 까망이는 구름이 몸속에서 소리쳤어요. “너희가 꽃을 가리잖아, 싫어!” 구름이는 또 다른 곳으로 떠다녔어요. 이번엔 나무 주위로 둘러싼 까망이를 보았어요. 구름이는 이번에도 숨을 크게 훅 들이쉬어 까망이를 빨아들였어요. “내보내줘!” 까망이들은 모두 소리쳤지만 구름이는 못 들은 척했어요. “우릴 내보내지 않으면 큰일 날걸? 모든 것은 자리가 있는 거야.” 구름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까망이의 경고를 무시했어요. 여전히 산책을 하며 보이는 까망이마다 빨아들였어요. 구름이는 몸이 무거워져 점점 가라앉았어요. “어? 뭐지?” 구름이는 위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올라갈 수 없었어요. “까망아, 도와줘.” “우리말을 계속 무시했으면서 이제 와서 도와달라고?” 구름이는 당황했어요. 까망이를 뱉으려고 기침했지만 까망이는 구름에 전부 엉겨 붙어 뱉어지지 않았어요. “어떡하지?” 구름이는 눈물을 터뜨렸어요. 까망이는 구름이에게 소리쳤어요. “이제 우리말 들을 거야?” “응, 나 좀 도와줘.” “지금보다 더 크게 울어봐!” 구름이가 울수록 구름이의 몸속에 물이 차올라서 엉겨 붙어 있던 까망이가 점점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때였어요. 하나씩 떨어져 나간 까망이는 구름이의 눈물을 타고 밖으로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비가 내리기 시작한 거였어요. 그것은 아주 검게 빛나는 비였어요. “까망아, 미안해! 내 멋대로 너희들을 빨아들여서 미안해!” 구름이는 까망이에게 사과하며 까망이와의 작별인사를 했어요. 까망이는 구름이의 몸을 떠나가며 말했어요. “무엇이든 자리가 있는 거야, 함부로 해선 안돼. 다음엔 웃는 얼굴로 만나자!” “응, 알았어!” 구름이는 마지막 까망이까지 빗물로 다 쏟아내고 나고서야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어요. 다시 전처럼 두둥실 하늘로 떠올랐어요. 한동안 세상의 단면이 검은색이었어요. 구름이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어요. 검은 비를 잔뜩 맞고 발가락 사이마다 검은 물이 배어버린 사람은 말했어요. "순수 아기야, 넌 순수 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