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내 밥은 누가 주나요?

할머니와 강아지 이야기

by 최예지

내가 사랑하는 할머니, 오늘도 유모차를 끌고 마중을 갔다 오신대요. 할머니가 내 목줄을 풀렀어요. 난 곧장 할머니를 졸졸 따라갔어요. 할머니가 손짓해요, “어여 들어 가. 어여.” 할머니가 따라오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아요. 간식이 현관 앞에 놓여있나 봐요, 냄새가 나요. 나는 현관으로 갔어요. 그때 큰 차가 할머니를 태우고 갔어요. 나는 할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여전히 남아있는 현관문 앞에 앉아서 간식을 먹어요. 날이 점점 추워져요.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어요. 잠에 들자 나는 할머니를 꿈에서 봤어요. 할머니가 나랑 같이 달리기 시합을 해요. 할머니가 거기 있으래요, 더 따라오지 말래요. 낮에 했던 손짓이 떠오르면서 잠에 깨어요. 깜깜한 밤, 할머니를 데려갔던 큰 차가 다시 돌아왔어요. 할머니, 어딨어요? 나는 코를 킁킁대며 할머니 냄새를 찾아요. 할머니를 닮은 사람들이 차에서 많이 내려요. 하나같이 다 까만 옷을 입고요. 할머니는 밝은 꽃무늬 옷을 좋아했어요. 우리 할머니는 어딨어요? 할머니, 어딨어요. 비가 내려요. 보통 우리 집을 지나는 사람들은 비가 오면 뛰어요. 아니면 이상한 버섯을 쓰고 다녀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할머니 눈빛을 닮은 이 사람들은 그냥 서있어요. 이상한 버섯을 뒤집어쓰고 서있어요. “쉿, 조용히 해.” 눈에 할머니가 가득 담긴 사람이 나한테 말을 걸어요. 킁킁, 할머니 냄새가 섞여 있어요. 할머니는 말을 잘 들으면 착하다고 했어요. 나는 말을 잘 들어서 사랑받고 싶었어요. 짖다가 조용해진 저를 보고, 그 사람은 할머니보다 거친 손길로 쓰다듬었어요. 아이고, 아이고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는 어디든 갈 수 있었기에 오히려 그래서 할머니 집을 지켰어요. 할머니가 올 테니까요. 할머니는 언제 올까요, 내 밥은 누가 주나요? 몇 밤이 오고 가면 할머니가 날 다정하게 바라봐줄까요. 할머니는 올 거예요. 그러니까 난 안 울 거예요. 난 안 울 거예요.

수요일 연재
이전 24화24. 단면(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