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고 May 14. 2018

11. 이 노래, 어디서 들어봤을까?

MIKA, <Life in Cartoon Motion>

어? 예전에 이 노래 들어봤는데?


미카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미카의 노래를 들려주었을 때 자주 듣는 말이다.


내가 처음 미카를 알았을 때는 2009년 고등학생 때였는데, 당시만 해도 '미카라는 가수가 나왔는데 노래가 참 밝고 신기해'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첫 곡인 『Grace Kelly』가 어딘가의 CF에 나온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난 후에 미카의 광팬인 친구로부터 1집을 추천받아서 들었을 때 , 10곡의 노래 가운데 절반 정도를 흥얼거리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특히 미카의 노래는 가만히 정자세로 앉아 듣기에는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흥이 넘치는 곡들이 많다.


Mika(1983 ~ )

미카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CF 삽입곡뿐만이 아니다. 그의 독특한 분위기와 더불어 가성과 진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모습은 흡사 위대한 록밴드인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를 떠오르게 한다. 정말로 그러한 것이 당시 미카가 데뷔를 했을 때 수많은 언론에서는 그를 '제 2의 프레디 머큐리' 라며 엄청난 찬양을 했다. - 물론 본인은 그 비교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 - 여기에 그의 노래 스타일도 퀸의 모습을 많이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좋게 말하자면 첫 앨범부터 완벽에 가까운 앨범을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그 앨범이 이미 완벽했던 사람의 앨범과 비교 선상에 놓였다는 것이다.




퇴짜 맞던 가수는 전설이 되고...


미카는 앨범을 내기 위해 소속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소속사들은 돈이 되는 노래들을 뽑아낼 수 있는 가수를 찾고 있었고, 미카는 이에 화가 났는지 소속사를 때려치면서 그의 첫 번째 싱글 『Grace Kelly』로 이러한 음악계의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이 곡은 유럽의 각종 차트를 휩쓸면서 하나의 신드롬을 일으켰다.


https://youtu.be/0CGVgAYJyjk

Mika - Grace Kelly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1950년도에 활발히 활동한 미국 배우로, 화보를 촬영하기 위해 들른 모나코에서 통치자인 레니에 3세를 만나 결혼을 한 배우다. 배우이면서 왕족인 것이다. 배우를 하다가 왕비를 했던 그녀를 보고 '그냥 얼굴 마담일 뿐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레이스 켈리는 자선활동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평가된다. 특히 결혼했을 당시에 '왕가에 후손이 없으면 모나코는 프랑스에 귀속된다.'라는 조약이 있었는데, 켈리는 1남 2녀를 낳으면서 모나코의 독립을 유지시켜준 국가의 은인이기도 했다.


영화배우로서의 화려한 인생도 모자라서 한 국가의 왕비까지 된 켈리의 인생은 어찌 보면 우리가 흔히 디즈니에서 보는 '멋진 왕자님을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켈리의 왕가 생활이 마냥 즐거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궁에서의 생활은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늘 위엄 있는 모습으로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그녀는 할리우드에 있었을 때와 달리 통제받고 힘들어했고 여기에 남편과의 불화로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한다.


Do I attract you?
Do I repulse you with my queasy smile?
Am I too dirty?
Am I too flirty?
Do I like what you like?

내가 매력적인가요?
내 느끼한 미소가 거부감이 드나요?
내가 너무 더럽나요?
아님 내가 너무 들이대나요?
당신과 좋아하는 게 같나요?

I could be wholesome
I could be loathsome
I guess I'm a little bit shy
Why don't you like me?
Why don't you like me without making me try?

난 유익한 놈이 될 수도
혐오스러운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도 부끄러움은 좀 탈 것 같네요.
왜 나를 싫어하나요
왜 경험해보지도 않고 나를 싫어하나요

I try to be like Grace Kelly
But all her looks were too sad
So I try a little Freddie
I've gone identity mad!

그레이스 켈리처럼 돼보려고 했어요.
근데 그녀는 항상 너무 슬퍼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프레디같이 해보기로 했죠.
정체성이 미쳐버리더라고요!


미카는 그레이스 켈리의 이야기를 가사에 자연스럽게 녹여 '잘 팔리는 비슷비슷한 음악'만을 뽑아내려고 하는 당시의 음악계를 비판했고, 유럽 차트에서 1위와 상위권을 웃돌며 데뷔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당시에 음반업계가 불황이었음에도 미카의 앨범은 780만 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고, 싱글 앨범이 나오는 족족 상위권에 랭크되며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대중음악에서 한 개의 싱글만 큰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를 지칭하는 말.'로 끝날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전설적인 앨범이 Vinyl로 첫 발매


며칠 전 자주 가는 레코드샵의 인스타그램에 미카의 앨범이 들어왔다는 글을 보았다. 이번 달은 바이닐 구입을 조금 줄이자고 생각했던 터라 다른 온라인 판매점을 몇 군데 둘러봤는데 가격이 거의 만원 정도 더 비싸고 배송도 6월 말이 되어야 배송이 가능하다길래 재고 확인 전화를 하고는 부랴부랴 달려가서 집어왔다. 내가 샀을 때 3개 정도 더 남아있었으니 아마 지금쯤은 다 팔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미카의 팬 중에 바이닐을 모으는 사람들이라면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는 것이 지금까지 미카의 앨범은 CD로만 발매가 되었지 바이닐로는 발매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초판이라는 희귀성과 더불어 친숙한 곡들도 많이 있고 후에 바이닐로 발매되는 앨범들도 모두 초판이기 때문에 소장용으로의 가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LP로 들어보는 『Grace Kelly』 




아, 이 노래! 


글을 마무리하면서 1집 <Life in Cartoon Motion>에 수록된 곡 중 많이 들어봤을 법한 몇 곡을 링크한다.


https://youtu.be/AWiccrTB4LM

MIKA - 『Love Today』


https://youtu.be/oFkSMHle8-M

MIKA - 『Happy Ending』


https://youtu.be/6md5RSnVUuo

MIKA - 『Lollipop』


앞으로도 미카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좋은 노래들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더불어 모든 앨범들이 바이닐로 다시 발매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글쓴이 / 음악 듣는 기린

소개    / Crate Digger, 어쩌다가 LP의 매력에 빠져버려서 모으기 시작한게 반년 만에 70장, 블로그와 브런치를 오가며 음악을 소개해 주는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후에 개개인의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들만 골라서 소개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구독 라이킷은 사랑입니다 :D

매거진의 이전글 10. 결국 우린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