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나와 엄마는
폐가에 버려진 유기견 같았다
가족들 모두 도망쳐나간 빈 집에
나이 든 모견과
어린 자견만 남아 생을 다퉈야 하는 시간들
낡은 목줄에 메어 어딘가로도 가지 못한 채
아무리 짖어도 누구 하나 들여다보지 않는 그곳에서
우리는 뭘 바라 그렇게 우두커니 있었을까
불쌍하다 먹을 것 내어주지 않는 곳에서
자기 집 마당에 눌러앉을까 저어하는 매정함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최소한의 의지도 되지 못한 채
서서히 무언가 고장 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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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흘러 살아남은 어린 유기견은
어느덧 길 위의 어른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