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 ㅐ ㅇ ㅂ ㅗ ㄱ 으로 시작하고 싶다 요즘엔 그런 생각이 든다
행복에도 deserve라는 단어를 쓰려나 그 문장에, 나도, 주어가 될 수 있을까
그 흔한 걱정이나 불안 따위 품지 않은 순백의 행복은
좋아하는 드라마 ost, 전구색의 등, 여름에도 기분 좋은 따뜻함을 풍기는 동네의 작은 책방, 손자국 없는 통창 밖 흔들리는 푸른 잎.
이따금씩 지나가는 사람들과 뛰어가는 사람들, 그러다 멈춰 통창 안을 바라보는 사람들.
마지막이었고 그 후론...
누구는 세상이 티켓을 사서 들어온 공연 같다는데, 또 천장이 없다면 하늘이 아름답겠냐고 반문하는 그.
좋고 탐나는 것은 반짝인다는데,
정말 그런가?
햇빛이 가리키는 시멘트 바닥도, 가을이 되었다고 단풍 행세를 하는 이파리도,
차가운 바람 속 유일한 찬양거리인 태양에 줏대 없이 찰랑인다.
근데도 난 따가운 햇살에 눈 질끈 감을 뿐
지키지 못하고 못할 약속은 낙엽 뭉텅이
힘 없이 떨어져 내린 다음 다시 모여 쌓이지
내가 뛰어내리는 건지 자연스레 떨어져 버린 건지.
아침 지하철에서 늘 후회와 자책만을 하는 서 있을 때면 다리가 뒤로 휘던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