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el Jan 07. 2023

띵동! 사랑이 도착했습니다.

시부모님의 택배상자

초인종 소리와 함께 택배가 왔다.

주말 지나고 보내주신다던

시부모님 표 대봉시가 벌써 도착했다.


아, 감이구나! 하고 박스를 뜯는 순간

어머나! 탄성과 함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박스를 오려

하나하나 칸막이를 만드시고

맨 아래 칸에는

단단한 것부터 골라 넣으셨다.      


하나라도 터질세라

신문으로 하나씩 곱게 싸서

움직이지도 터지지도 않게

그야말로 고이 담아 보내주셨다.      


열매가 잘 열리도록

일 년 내 보듬고 키운 정성도 모자라  

자식들 입에 들어갈 때까지도

사랑과 정성을 쏟아부으신다.

부모님은.      


예전에도 시 부모님의 택배상자를 열고

눈물을 한 움큼 쏟은 적이 있다.

       

상자에는 두 분이 농사지으신

투박한 야채들과

며칠에 걸쳐 만드셨을 밑반찬들이

비닐봉지 속에 꽁꽁 싸매져

가지런히 들어있었다.

      

하나라도 더 보내시려

있지도 않았을 틈새를 만들어

이것저것 촘촘히도 넣으셨다.     

 

당신 입에 훅 털어 넣으면

한 입 거리도 안 될 동그란 떡 두어 개와

단감 서너 개를 신문지에 돌돌 말아

기어이 넣어 보내셨다.      


반찬통에 덜어 담으려  

하나씩 꺼내는데


보내주신 반찬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글씨가 선명했다.       


사랑한다. 사랑해.

우리 지안이 이안이 사랑한다.

우리 아들 며느리 사랑한다.

     

반찬을 다 꺼내기도 전에

어머니의 마음이 전해져 와

그 자리에 앉아 나는 눈물을 한 움큼을 았다.      


나는,

우리는,

모두,      

매 순간 사랑을 경험하려고 산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의 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