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사랑이 도착했습니다.
시부모님의 택배상자
초인종 소리와 함께 택배가 왔다.
주말 지나고 보내주신다던
시부모님 표 대봉시가 벌써 도착했다.
아, 감이구나! 하고 박스를 뜯는 순간
어머나! 탄성과 함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박스를 오려
하나하나 칸막이를 만드시고
맨 아래 칸에는
단단한 것부터 골라 넣으셨다.
하나라도 터질세라
신문으로 하나씩 곱게 싸서
움직이지도 터지지도 않게
그야말로 고이 담아 보내주셨다.
열매가 잘 열리도록
일 년 내 보듬고 키운 정성도 모자라
자식들 입에 들어갈 때까지도
사랑과 정성을 쏟아부으신다.
부모님은.
예전에도 시 부모님의 택배상자를 열고
눈물을 한 움큼 쏟은 적이 있다.
상자에는 두 분이 농사지으신
투박한 야채들과
며칠에 걸쳐 만드셨을 밑반찬들이
비닐봉지 속에 꽁꽁 싸매져
가지런히 들어있었다.
하나라도 더 보내시려
있지도 않았을 틈새를 만들어
이것저것 촘촘히도 넣으셨다.
당신 입에 훅 털어 넣으면
한 입 거리도 안 될 동그란 떡 두어 개와
단감 서너 개를 신문지에 돌돌 말아
기어이 넣어 보내셨다.
반찬통에 덜어 담으려
하나씩 꺼내는데
보내주신 반찬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글씨가 선명했다.
사랑한다. 사랑해.
우리 지안이 이안이 사랑한다.
우리 아들 며느리 사랑한다.
반찬을 다 꺼내기도 전에
어머니의 마음이 전해져 와
그 자리에 앉아 나는 눈물을 한 움큼을 쏟았다.
나는,
우리는,
모두,
매 순간 사랑을 경험하려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