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타이밍은 언제 오는데
최근 짧게 글쓰기가 아닌 일을 했다.
여럿이 함께하는 일인 데다, 서로 대화를 할 시간이 긴 일이라 다른 근무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었다.
나는 꽤나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는데(물론 정말 싫은 사람도 있었다), 일이 끝나기 하루 전 날 대화를 시작하게 된 사람이 있었다.
나는 다른 근무자들과 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 메뉴 이야기나 날씨같이 일상에 관한 이야기가 주였고, 조금은 헐렁한 자세로 대화에 임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새로이 대화를 시작한 사람과는 대화의 결이 다르게 흘러갔다.
평소에 내가 어떤 글을 쓰는지, 내 명함의 디자인 의도가 무엇인지, 그가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그것이 꽤나 즐거웠다. 그 역시 그렇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와 이야기를 하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최근 접어보기로 한 이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는 애인이 있다 하였다.
나는 구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던 사람은 전 연인과 이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심적으로 지친 데다 현재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말해주었는데, 이를 듣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원래 사랑은 타이밍이에요. 타이밍이 안 맞는 거죠.'
그래. 내 마음은 타이밍이 어긋났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타이밍이, 그가 애인이 있는 타이밍이, 일이 끝나가는 타이밍이 아니라면, 어쩌면 나는 그를 좋아했겠다. 그와 사랑에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그와는 일이 끝난 뒤 개인적으로 술을 한잔하고 헤어진 후, 연락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덕에 생각한 것은 그와의 만남보다 오래가고 있다.
사랑에 중요한 건 사람만이 아닌가 보다.
나에게 딱 맞는 타이밍은 언제쯤 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