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라떼는 축복입니다.
(Photo : 작년 제주도에서)
4시부터 30분 단위로 알람을 맞춰놨다. 잠자기 전, 각자 알람을 맞추는 시간이 있는데 보고 있던 둘째가 웃었다. '엄마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날 생각이야?' 허걱 마음을 들켜버린 듯하다. 의지는 4시에 있으나, 어제 너무 일찍 일어난 비효율을 경험했던 터라 허용치가 6시라는 나의 마음, 둘째한테 들켜버린 듯 찔렸다. 깔깔깔~ 한참을 둘이 웃었고, 다시 내일은 다시 잘할 수 있을 거라 다짐하며 이내 잠자리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평소, 나는 잠을 참 잘 잔다. 우리 집 애들이 나를 보고 '엄마는 머리가 베개로 떨어지면서 꿈나라로 바로 넘어간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베개에 머리를 대면 금방 잠들고 푹~ 잘도 잔다. 1년도 넘은 습관 중에 잠자기 전 3분, 둘째랑 '하루 감사 세 가지'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보통 잠자기 전 몇 분 정도 대화를 나누는데 아이 꺼 세가지도 겨우 듣는 듯하다. 하나.. 둘.. 세엣.. 자 이제 엄마는? 감사한 거? 그 소리가 어찌나 매번 멀리 들리는지^^ 이내 아이는 '엄마 또자네!' 하는데 이 소리 또한 멀리 아련하게 멀어진다.
어느 날 잠자기 전에 할 일들을 마무리하느라 바삐 손을 놀리는데 둘째가 말을 건다. 엄마 나 할 이야기 있는데' 건성으로 대답한다 '응 그래' 아이가 다시 이야기한다 '엄마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잘 듣지 않던 내가 길어질 조짐이 보이자, 아이 이야기를 끊으며 내 할 일 계속하면서 말을 말한다. '응 린 하야, 이따가 자기 전에 하루 '오늘 감사 세 가지' 이야기할 때 그때 이야기하자' 그랬더니 린하 왈 '고. 짓. 말! 엄마 또 잘 꺼면서' :)
띠리 리리~ 띠리 리리~
... Touch...
5시 알람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다녀온다. 4시 껏도 분명 울렸을 텐데 아예 기억에 없다. 주말이라 괜스레 편안한 느낌도 있지만, 어제 새벽 4시, 너무 일찍 일어났더니 졸려서 어찌나 헤맸던지, 이 경험이 생생하니 '괜찮아 너무 무리하면 비효율적이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이불속으로 쏙~ 들어간다.
이불속으로 다시 들어간 내 행동에는, 어제 새벽 4시에 기상한 이래 오전 내내 졸았던 좋지 못한 기억'을 배경으로 해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효과' 일 수 있다. 어제 새벽 4시, 작심 일주일은 무조건 인증해야 한다는 의지로 무리해서 일어났다. 어제의 결과는 시간 알람 맞춰 한번에 딱 일어난 거 말고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정말 꽝이었다. 비효율적일 바에는 차라리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더 낫다는 내 의지의 발현이었을 것이다.
6시, 일어나서 늘 그렇듯 불을 켜고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굿~모닝' 두세 번 외쳐본다. 밖에 아직 어두우니 간접 조명을 몇 개 켜서 은은한 분위기를 만든다. 스탠딩 책상을 위로 쭉 올려 키에 맞추고 바닥에 쿠션을 놓고 슬리퍼를 벗고 올라선다 살짝 푹신함 그리고 시원함이 기분 좋다! 새벽 시간 활용을 위해서 일어나면서부터 간접 조명을 쓰기 시작했는데 마치 '이미 작가'라도 된 양 멋스러워지는 분위기 딱 맘에 든다.
어젯밤 자기 전에 담아둔 보온병, 뚜껑을 살짝 열어서 뜨신 물을 한잔 들이켠다. 빈속이라 뜨신 물 기온이 장을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왔고, 왠지 시원~해진다. 그리고 우유는 데품기에 먼저 돌리면서, 커피머신을 켜고 커피를 꺼낸다. 우유 데품기는 먼저 시작하지만 커피보다 더 오래 걸린다.
커피머신에 커피 캡슐 하나를 넣고 초록색 버튼을 눌러 커피를 내린다. 이내 커피 향이 거실로 스며든다. 우유 데품기를 조금 기다렸다가 커피 원액과 같이 섞고는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주면 나만의 라떼 완성! 의식을 치르듯 조심스럽게 책상으로 들고 와서 후루룩~ '아침에 라떼는 축복이지!' 만족스러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