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치앙마이 한 달 살기.

4. 한 달 살기의 성지, 태국 치앙마이.

by 모루

원래 2월 초에 출발을 하기로 했던 여행인데, 일행의 일정으로 인해 2월 중순에 출발을 하기로 했다. 밤낮으로는 그나마 선선했지만 한낮에는 매우 더웠고, 2월부터는 화전으로 인해 공기가 좋지 않고 하늘이 흐렸다.


그래도 막상 치앙마이에 도착하니 왜 그렇게 한 달 살기, 여러 달 살기를 하는 한국인들이 많은지 금방 이해가 되었다.



치앙마이는 액티비티나 관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재미없는 곳일 수도 있다. (사실 시간을 내서 알아보면 집라인이나 래프팅 등 액티비티를 할 수 있기도 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하기에는 어려워서 따로 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새로운 환경에서의 여유로운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선택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넘쳐나는 세련된 카페들과 의외로 퀄리티가 괜찮은 커피. 저렴한 물가와 제법 입에 맞는 음식들, 맛있는 열대 과일과 친절한 사람들. 거기다 2월 -화전- 이전에는 기온이나 습도도 괴로울 만큼 높지는 않아서 활동하기에 적절했다.


마사지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닌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곳을 잘 찾아내면 만원 이하에 한 시간 정도를 받을 수 있는 곳들도 있었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곳곳에 사원들이 있어 마음의 평화를 찾기도 좋아 보였다.


와로롯 시장, 토요 마켓, 선데이 마켓 등 여러 가지 수공예품들과 기념품들을 파는 요일 시장, 신선한 과일을 파는 무엉마이 시장 등이 있어 여기저기서 장을 보는 것도 한 달 살기의 커다란 재미 중 하나였다. 코코넛 나무들이 즐비하여 사진 찍기 좋은 코코넛 마켓, 예술인 마을이라는 반캉왓 등도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실제로 이 여행 후 부모님은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하러 두 분이 떠나셨다가, 두 달을 더 지내고 돌아오셨다. 총 세 달을 살다 오신 것이다. 나는 한 달을 머물 곳만 예약해두었었는데 부모님들이 현지에서 스스로 지인을 만들고, 본인들이 발품을 팔아 두 달치 숙소를 더 알아보셨다. 은퇴 후 겨울마다 치앙마이 생활을 하시는 한국분들도 꽤 많다고 한다.


아이와 여행하기도 좋았다. 편의점마다 분유와 기저귀, 상비약을 팔고 있었고 심지어 젖병이나 치발기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숙소가 외곽이라 그런지 쪽쪽이는 찾기가 어려웠다.) 퓨레나 외국산 아기과자를 찾기도 쉬웠고, 조금 큰 마트에 가면 한국 아기과자도 있었다. 아기 과자나 해열 패치 같은 경우 여기저기 흔하게 찾을 수 있어 괜히 챙겨 왔다고 후회했을 정도.


택시비도 저렴해 어플을 잘 이용하면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아 아이와 부모님을 동반한 여행객들이 타고 다니기 좋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첫 한 달 살기 국가와 도시를 아주 적절하게 골랐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여행이 힘든 기억으로만 남았다면 다음 여행 계획은 어려웠을 텐데, 아이도 아주 좋아했고 부모님들도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행복해하셨어서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좋은 초석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