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삶에 돌 하나를 던진다.

글쓰기 #04

by 토파즈

글을 쓰는 행위는 삶에 돌 하나를 던지는 것입니다. 당장 파장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일상은 변화 없이 흘러갑니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은 시작된 것입니다. 생각, 마음, 일상, 사람, 관계, 시간,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에 PAUSE버튼을 누르고 순간을 붙잡아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글의 첫 문장을 무엇으로 할까?를 고민하다가 마음에 찾아온 단어 하나를 붙잡고 시작할 때가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 출근을 하는 차 안에서 '나는 왜 이렇게 침착하지 못한 걸까?'라는 실망 섞인 질문이 머리를 맴돌았습니다. 쉽게 반응하고 빨리 화내고 크게 기뻐하고. (부산 남자라서 그런가...^^; 부산 남자라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닌데)


그러면서 '침착함은 무엇이지?', '나는 침착한 사람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침착한 사람을 주변에서 찾았는데 2명이 떠올랐습니다. 목소리톤이 일정하고 외부의 환경 변화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찾아내서 대응하는 사람.


무엇보다 침착한 사람은 일정한 목소리 톤을 유지했습니다. 반면에 저는 목소리가 큰 편이고 즐겁게 떠들 때는 많이 시끄럽습니다. 거기다 맥주 1~2잔을 했을 때는 더 그렇고요. ^^;;


그렇다면 '나는 머릿속에 정의한 그런 침착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 간단하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No!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타고난 DNA에 흥이 있고 감정 기복이 심할 때는 걷잡을 수 없고 크게 웃고 즐겁지만 깊은 슬픔을 헤매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차근히 생각해보자. 그렇게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모방하다가는 병이 나겠다. 다른 방법을 찾자!'


그 방법을 찾으려고 지금 다시 글을 씁니다. 쉬운 것부터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하루에 3분. 딱 3분만 기도하고 명상을 하자.


그럭저럭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제 일상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기도와 명상을 시작했다고 천지개벽하지 않았고 일상은 조용히 무난히 흘러갑니다.


그저 제 안에 미세한 여유만 조금 머금고 있으려 노력할 뿐.




이렇게 글을 쓰며 삶에 작은 돌 하나를 던져놨습니다. 던져진 돌이 어떤 파장을 일으켜 주변에 흘러갈지 알 수 없고 또 그것이 어떻게 저에게 돌아올지 알 수 없습니다. 기다려보는 것입니다.


여전히 글쓰기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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