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카드를 하나 받았다. 학생 한 명이 쑥스러워하며 건넸다.
"저.. 이거.."
조용한 시간에 열어보았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쓴 손글씨가 한 면에 가득하다. 문자와 카톡으로 간단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된 요즘, 손글씨는 몹시 반갑고 귀하게 느껴진다.
학생은 한정된 공간에 내용이 딱 맞게 썼다. 해봐서 아는데, 이거 쉽지 않다.
어쩌면 전하고 싶은 말을 미리 생각하고, 비슷한 크기의 다른 종이에 써보고 맞춰보는 연습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쓰다가 틀린 부분은 최대한 표시가 나지 않게 수정을 한 흔적이 보인다. 책상에 앉아 공들여 글을 쓰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다.
한 학기 동안 수업도 열심히 했지만 잔소리도 많이 했다. 불편하고 듣기 싫을 수도 있었을 텐데 튕겨내지 않고 귀 기울여 들어준 마음이 기특하고 고맙다. 무엇보다 수업이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다. 누구에게든 자신을 돌아보고 격려하고 성장해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인 심리학이 나는 참 좋다.
카드를 건네받으면서 고맙다고 했지만, 정성껏 쓴 손글씨와 내용을 보니 내 인사가 참 부족했구나 싶다. 이곳을 통해 한 번 더 크~게 전한다.
고마워요,
우리 좋은 얼굴로 조만간 또 봅시다!
하유진 교수님께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인간 행동의 이해: 심리학> 수업을 들은 ***학과 ***입니다. 대학교 강의를 들으면서 마지막 수업이 이렇게 아쉬운 건 처음입니다. 정정기간에 운이 좋게도 심리학 강의를 넣을 수 있었는데 이 강의를 해주신 분이 교수님이셔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수업을 들으러 가서 미소를 띠며 따뜻한 마음으로 집에 갔습니다. 교수님께 심리학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작은 일을 하더라도 마음을 담아 성실하게 임하라고 하신 말씀 가슴속에, 머릿속에 담아두고 실천하겠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수업 이상의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들을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교수님께 온 마음을 담해 감사를 전해드리며 ***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