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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Jul 29. 2017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하는 이유 세 가지

졸업 후 진로가 고민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해야 할 것만 하고 살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현서는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거냐며 답답해했다. 진로 결정, 청춘의 큰 고민 중 하나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나, 누가 나에게 조언이라도 좀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결정은 해야 하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조급해한다.


정태 : 내 전공은 경영학이다. 3학년이 되면서 회계사 준비를 하고 있다. 선배와 동기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중이다. 이게 내 길인지는……, 모르겠다.
구영 : 나는 학교에 다닌다. 내가 하는 건 단순 암기다. 수업 시간이면 교수님 말씀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 생각도, 이해도 하지 않는다. 머릿속에 꾸역꾸역 집어넣고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재미있는 것도 없고 관심이 가는 것도 없다.


사회생활 선배로서, 인사컨설턴트로서, 심리학 수업을 함께한 선생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건, 진로를 결정할 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입사, 공무원, 의사, 변호사, 이런 직업들 물론 다 좋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관심 있는 분야인지, 그 분야에 평생 몸담고 싶은지, 그 분야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크고 분명한지 알아야 한다.



학기 초, 수업을 시작할 때면 자기소개 시간을 가진다. 몇 명은 전체 학생들 앞에 나와서 발표하는 시간도 만든다. 발표 지원자는 보통 세 명 정도다. 그런데 발표가 끝나면 매번 비슷한 일이 생긴다. 학생들이 보고서나 메일 혹은 직접 찾아와서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발표하는 학우들을 보니 제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나이도 비슷한데 어떻게 그토록 주관이 뚜렷할까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살고 있는데 말이에요.


너무 겁먹고 자책할 필요 없다. 이제 찾아보면 되고, 같이 찾아보면 된다. 마음이 끌리는 분야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아직’ 모를 뿐이다. 뒤지고, 살피고, 생각하고, 시도해보자. 가만히 앉아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릴 때 어떤 놀이를 제일 좋아했더라.’ ‘어떤 책을 좋아했더라.’ ‘이유는 뭘까?’ 


현재 자신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 어디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나는 책을 고를 때, 텔레비전을 볼 때, 거리를 걸을 때, 사람과 세상을 볼 때 어떤 것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오지?’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내 눈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 또 봐도 재미있어서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무언지, 어느 쪽으로 계속 마음이 끌리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는 왜 하고 싶은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할까? 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왜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것일까?


1.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심리학 용어 중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특정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선택하고 취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머리 모양을 바꿔볼까’를 생각하고 있다면 사람들의 머리 모양만 눈에 들어오고, ‘신발을 사볼까’ 하는 마음이 있으면 사람들의 신발이 유독 눈에 띈다. 시끄러운 곳에서 내 앞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듣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공부를 하며 보내는 두 시간과 좋아하는 사람과 얘기하며 나누는 두 시간은 다르게 느껴진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마음이 가는 일, 관심이 쏠리는 일이 있으면 그쪽을 자꾸 보게 된다. 겉에서 한 번 슬쩍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가서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정말 좋
아하는 마음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아직 세상에 없는 것을 보고 싶다는 바람과 의욕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것, 다양한 것, 독특한 것을 만들어내는 시작이 된다.



2. 내 안에서 용기가 생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궁금한 걸 물어볼 용기, 알아낼 때까지 따라다닐 용기, 잘 모르고 잘하지도 않지만 해보겠다고 도전해볼 용기가 생긴다. 용감해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고 원하니까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준용이가 그랬듯 말이다.


준용 : 나는 소극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다. 언제 어디서든 나서지 않는다. 이런 내가 요즘 변한 게 하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와 관련해서 종종 ‘들이대기’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우연히 알게 된 축구 관련 모임의 회장님께 연락을 드려 궁금한 점을 이것저것 물었다. 축구 용품을 다루는 회사에도 전화해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설명은 친절했으나 결론은 거절이었다. 그런데 거절을 당하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축구에 한 발자국 다가간 것 같고 조금이라도 배운 것 같았다. 지레 겁먹고 마음 한구석 희망으로 두기보다는 조금 창피하고 헛물켜는 것 같아도 자꾸 다가가 보려 한다. 나도 내 변화가 놀랍다.


3.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얼마 전 퇴직한 C전무는 졸업 후 바로 취업한 회사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일을 정말 잘했다. 계산은 늘 정확했고 승진도 빠르고 연봉도 껑충껑충 뛰었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보다 잘하는 그 일이 본인에게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들여다봐야 하는 엑셀 파일이 싫었습니다. 엑셀 파일 안에 빼곡하게 들어찬 8포인트, 9포인트 크기의 숫자는 더 싫었지요. 언제부터인가 출근을 했는데 컴퓨터를 켜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까만 모니터를 보며 한참을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일을 통해 돈을 많이 벌고 지위가 높아지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루 여덟 시간 이상, 매일매일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와중에 경쟁에서 이기고 성과도 내야 한다. 가슴이 답답해지지 않는가? 좋아하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관심 분야를 자꾸 들여다보고, 용기를 내어 기회를 만들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둘 다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나를 위한 선택은 내 안에서 나온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자. 연구에 의하면 성과를 예측하는 힘은 능력보다 흥미가 더 강하다. 어릴 때부터 막대한 연습 시간을 쌓아야 한다든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좋아하는 일을 하는 편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생각하고 경험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청춘이 아니면 누리기 힘들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몇 주, 아니 단 며칠이라도 자신을 돌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자신에게 시간을 좀 주자. 마음속 끌림을 찾고 경험을 해보자. 인생에서 내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기에 가장 좋은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 발표가 힘든 청춘을 위해 PT수업 진행합니다.

 내용 및 신청방법 확인(8월 20일 마감)




* 출간 소식 - <나를 모르는 나에게>(책세상)

* yes24 : MD편집회의 엄선 신간 선정

* 교보문고 : 2017년 8월 탐나는 책 16선 선정, 오늘의 책 선정

교보문고 홈페이지_오늘의책



*Home - 하유진심리과학연구소

*Mail - grace@hainstitu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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