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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Jan 02. 2018

수면과 리더십의 관계

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 세계에 걸쳐 81개 조직, 18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뛰어난 팀 성과와 관련해 특히 필요한 리더십 행동은 다음 네 가지로 나타났다. 

1) 결과 지향적 사고 및 행동 , 2) 효과적 문제 해결 방법 찾기 , 3)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 , 4) 타인을 지원하고 도와주기. 

특이한 점은 이 네 가지 행동이 모두 수면(sleep)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각 요소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자.

 

 



1) 결과 지향적 수행 

– 리더는 큰 그림 안에서 목표를 향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검토하며 집중과 선택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수면 부족이 집중을 방해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약 17-19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계속 깨어있는 사람(예. 아침 6시에 일어나 저녁 11시 또는 새벽 1시까지 깨어있는 경우)의 과제 수행 능력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인 사람들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시간이 넘어가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인 사람과 같았다. 

(*우리나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인 경우 면허 정지, 0.1% 이상인 경우 면허 취소이다). 잠이 부족하면 그만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의미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싶으면 잠을 충분히 푹 자야 한다.   


2) 효과적인 문제 해결 

– 잠을 잘 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숨겨진 지름길을 찾는 과제 성공률이 두 배가 높았다(=잠을 잘 못 잔 경우 성공률이 반으로 떨어진다). 창의적 사고는 특히 잠을 자는 동안 발생하는 경우 많은데, 우리는 생각을 새롭고 기발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정보를 연결하여 문제 해결을 효과적, 창의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3) 다른 관점 검토 

– 학습은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학습 이전(무언가를 이해하기 전 단계), 학습 이후, 그리고 뇌에 저장되기 전. 사람은 이 세 가지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며 배운 내용을 내면에 부호화하고 통합할 수 있게 되는데, 잠은 이들 과정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잠을 충분히 잘 때 서로 다른 정보가 가지는 중요성을 파악하고, 터널 비전을 예방하며, 인지적 편견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 다른 사람 도와주기 

– 타인을 돕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거나 목소리 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잠이 부족하면 타인의 감정에 대한 정보를 잘못 해석하기도 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실제보다 더 부정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잠이 부족한 리더는 긍정적인 정서가 줄어들어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보이지 못하고 잘 격려(inspiring)해주지도 못한다. 이로 인해 팀원들은 자신의 리더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반면에 직원들이 잘못한 점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더 ‘강하게’ 보일 수 있다.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되어 직원의 잘못을 더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다. 미국에서 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서머타임이 시작된 월요일(평소보다 약 40분 정도 덜 자고 나와야 하는 상황)에 판사들이 내린 형량은 이날과 비교한 다른 두 요일보다 5%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부족이 더 엄격한 판결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조직의 리더에게도 적용된다. 조직 내에서도 리더가 잠이 부족하면 잘못한 직원에게 좀 더 엄격한 제재와 처벌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잠이 부족하면 우리는 부정적 정서조절이 좀 더 어려워지는데, 이로 인해 같은 상황에서 더 잘, 더 크게 화를 내는 과잉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조직 내에서 리더가 직원의 잘못에 대해 제재(punishment)를 가해야 할 경우 적정한 수준보다 좀 더 엄격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팀원(구성원)이 느끼게 되는 건 부당함(unfair)이다. 리더가 이런 결정을 반복해서 내기게 될 경우 팀원들 사이에서 우리 조직은 부당하다,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강해질 수 있으니 리더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내용에도 불구하고 만일 “나는 잠을 조금만 자도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생각하는 분을 위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수면부족인 사람은 자신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impaired)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실제로는 괜찮지 않은데, 혼자만 아무 문제없다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특히 팀원들이 리더에게 이런 사실을 직접 얘기해 주기는 어렵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노력하자. 


만일 너무 바빠서 밤에 충분히 잘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깐 짬을 내서 낮잠이라도 자야 한다. 낮잠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가 있다. 아주 힘든 비디오 게임을 하고 나서(즉, 에너지를 소비를 많이 하고 나서) 잠깐 낮잠을 잔 사람들은 게임 후 낮잠 없이 계속 깨어 있었던 사람에 비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확률이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곤한 시간에 취하는 잠깐 낮잠의 효과는 꽤 크다.    





결론. 

만일 당신이 좋은 리더, 뛰어난 리더가 되고 싶으면 밤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안 되면 잠깐 낮잠이라도 자도록 해보자.  

사실 잠을 잘 자야 하는 건 자신이 하는 것을 잘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해당된다. 잠을 잘 자야 일도 잘한다. 

 


(참고문헌)

* Christopher M. Barnes (February 15, 2017). Sleep-Deprived Judges Dole out Harsher Punishments. Harvard Business Review. 

* Christopher M. Barnes (June 15, 2016). Research: Sleep_Deprived Ledaders Are Less Inspiring. Harvard Business Review. 

* Nick van Dam & Els van der helm (February, 16, 2016). There’s a Proven Link Between Effective Leadership and Getting Enough Sleep.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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