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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by 하유진 Jan 04. 2018

아이돌에게 권하는 자기 관리

아이돌.

* 위키백과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돌’이라는 말은 서양의 아이돌 개념과 일본의 아이돌 개념이 융합된 개념이다. 서양의 ‘틴 아이돌(Teen Idol)’은 10대에게 우상화되어 인기를 끄는 가수·배우·운동선수 등을 모두 지칭하며, 일본의 ‘아이도루(アイドル)’는 기획사에 의하여 육성되며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가수를 뜻하는데, 대한민국의 아이돌 그룹은 후자에 가깝다. ... 대한민국 내에서 아이돌이라는 개념에 부합하는 최초의 가수 그룹은 1996년에 데뷔한 H.O.T.이다.    


요즘 아이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몇 가지 계기가 있다.     

1) 얼마 전에 쓴 글처럼 최근 아이돌 그룹 '방탄 소년단'을 알게 되었다(Deliberate Practice_방탄소년단).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2) 가수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혼자 얼마나 힘들었기에 죽음을 택했을까, 마음이 무거웠다.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싶어서 종현의 유서를 혼자 여러 번.. 읽었다.


3) 책 <나를 모르는 나에게>를 읽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연락을 해 온 독자가 있었다. 그녀는 미래에 대해 불안과 걱정이 컸다. 약속을 잡고 며칠 후, 내 앞에 앉아 “선생님, 제가요...” 라며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후드득 흘리더니 두 시간 내내 멈추지 않았다. 눈물 때문에 중간에 이야기가 자꾸 끊겼다. 그녀는 가슴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쌓아둔 눈물도 많았다. 다행히 나와 함께 하며 눈물과 이야기를 솔직하게 내어 놓을 수 있었고, 몇 가지 중요한 부분에 대한 생각도 정리가 되었다. 돌아갈 때는 웃는 얼굴로 기운을 내겠다고 약속도 했다. 그런데 그녀가 가수 종현을 많이 좋아했던 모양이다. 며칠 전 늦은 밤, 나에게 긴 문자를 보냈다. 이전부터 종현 군이 진행한 라디오 방송도 빠짐없이 듣고 콘서트까지 다녀왔었다며 종현 군의 죽음을 슬퍼하고 낙담했다. 종현 군에 대해, 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했다. 기사를 보니 가수 종현의 죽음에 충격과 영향을 받은 이들이 꽤 되는 듯싶다. 같이 활동하던 그룹 멤버들의 슬픔과 자책감도 걱정이 될 만큼 커 보인다.


4) 지인이 모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취직을 했다. 요즘 꽤 알려진 걸그룹의 매니저가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그룹의 CD를 전해준 겸 인사를 하겠다며 왔었는데 놀랍게도 세 달 사이에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었다. 하루에 잠을 두,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한다고 한다. 그날도 늦은 시간에 겨우 시간을 내어 왔었는데 다음 날도 아침 6시부터 움직여야 한다며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자리를 떴다. 매니저가 움직인다는 건 그룹 멤버들도 그렇게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들도 하루에 두, 세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움직인다는 뜻이다.  


5) 지인 중에 의사가 한 명 있다. 그에게 꽤 유명한 가수 한 명이 진찰을 받으러 왔다고 한다. 그 가수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몹시 불쾌했다며 화를 냈다. 진찰을 하면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물어보니 그건 검사한 자료를 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왜 자신에게 묻느냐고 귀찮아했다고 한다. 물론 엑스레이 등 몇 가지 검사를 하기는 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 본인의 설명도 필요하다고 설득해도 '자료를 가지고 맞히는 게 의사가 하는 일 아니냐'며 팔짱을 낀 채 의사에게도 매니저에게도 몹시 안 좋은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어느 일이나 그렇지만 연예계, 특히 아이돌 그룹의 경쟁이 몹시 치열하다. 어린 나이에 연습생이 되어 학교생활도 최대한 줄인 채 숙소에서 연습과 평가를 반복하며 지내고, 데뷔 후에는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내고 노래와 무대, 작은 말과 행동까지 평가받는다. 인기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힘든 일이 많을 듯싶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만 무대에 서서 직접 공연을 하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을 매니저들이 다 챙겨주기에 스스로 삶에 부딪치며 무엇이든 직접 해낼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시간과 기회는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았다. 이들은 자신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을까. 이들이 자신을 연예인뿐 아니라 ***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인간으로 단단하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3가지를 정리해보았다.

     

1)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 관리   

-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삶, '보이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원하지 않아도 앞에 나서야 하는 날이 있고,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감정노동이다. 우울하고 슬퍼도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싫어도 좋고 즐거운 척해야 한다. 그런 후에는 더 움츠러들게 된다. 환호와 고요함을 오가며 허무함과 허망함이 크게 느껴지고, 비교와 경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감당이 어려울 만큼 무거울 수도 있다.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하는 평가와 비난, 근거 없이 퍼지는 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연예인이 된다면 이런 어려움은 처음부터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의 문제는 각오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달라서 이런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거나 툭툭 잘 털어내는 사람이 있고, 마음속으로 혼자 끙끙 대는 사람도 있다. 끙끙대며 우울과 불안을 키운다. 전자라면 문제가 없지만 후자라면 주변 사람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나를 최대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마음에 있는 두려움과 부담감, 무거운 짐을 다 털어놓는 것이다. 속상한 부분, 부끄럽고 쑥스러운 부분까지 다 내놓고 얘기하며 같이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한다.

매니저 혹은 같이 활동하고 있는 그룹 멤버, 가까운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 비슷한 환경에 있으니 공유와 공감이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일을 하며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낸다고 해서 반드시 마음이 통하고 나를 이해해 준다고 볼 수는 없다.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말하기가 미안할 수도 있고, 말한다 해도 비슷하게 피곤함을 느끼는 상대방으로부터 ‘너만 그런 거 아니다’라는 차가운 반응이 돌아오거나 동료들 사이의 경쟁심이 안 좋게 작용할 수도 있다. 다 힘들게 활동하고 있으니 그들을 탓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자. 전문가에게 상담과 코칭을 받아야 한다. 편견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이 잘 통하고, 자신을 잘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받는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고 회복해나가야 한다. 소문날 걱정이 없는 사람, 자신의 약하고 비겁한 모습까지 다 보여주어도 괜찮을 사람, 안심이 되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놓는 것은 꽤 큰 도움이 된다. 

마음에 있는 문제는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멍은 퍼지고 짙어진다. 심해지기 전에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현의 유서에 대해 은지라는 가수는 이렇게 말했다. “친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기사를 보며 눈물이 났다. ... 더 무서운 건 주변 친구들도 유서에 공감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울에 갉아먹히는 기분이 공감된다는 동료들을 보면서 무서웠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2) 독서

아이돌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공부는 물론, 독서와도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많을 듯싶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점점 성장하고 아름답고 멋져지지만 생각과 말과 행동은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린 나이에는 어눌한 말과 행동이 귀엽고 순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더 이상 좋게 보이지 않는 때가 온다. 말도 태도도 나이에 맞게 성장해야 한다.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바른 용어를 써서 잘 표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다. 자신이 말한 내용, 다른 아이돌이 인터뷰한 내용과 태도를 모니터 하면서 배울 것은 배우고 고칠 것은 고쳐나가는 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연예인은 인기 때문에 겪게 되는 괴로운 일도 많다. 한 때 인기가 꽤 많다가도 점점 주목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힘, 생각의 힘을 길러놓아야 한다.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평소 독서다. 나 역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책에서 지혜와 위로와 힘을 얻었다. 활동하면서 어려운 일을 겪거나 점점 인기가 줄어드는 경우 잠시 뒤로 물러나 준비하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 볼 수도 있지만 방향을 틀어 연예인이 아닌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기 위해 평소에 생각의 힘을 길러놓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돌은 회사와 매니저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다 해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관리에서 벗어나 독립해야 할 시기가 온다.

나에게 상담을 받던 한 청년이 말했다. “얼마 전에 부모님께 막 항의했어요. 공부만 하면 된다고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해준다고 하더니 이제 나이도 먹고 뭐가 잘 안 되는 것 같으니까 나를 이렇게 던져 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갑자기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내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요. 저는 딱 그런 상황입니다. 무섭습니다.”

아마 어떤 아이돌들은 자신을 관리하고 아껴주던 회사와 대중에게 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버려진 느낌, 소외된 느낌, 방출당한 느낌. 물론 힘든 상황이지만 다른 길도 있다. 만들어낼 수도 있다. 새로운 길을 찾고 열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을 길러 놓아야 한다. 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독서다. 그동안 책을 멀리해 독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쉬운 책부터 시작하면 된다.     


3)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는 노력

이는 아까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기를 거부한 가수의 예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는 그(녀)를 흉보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 어린 시절부터 연습을 하고 가수로 성공하면서 회사와 매니저들이 떠받들면서 그(녀)가 부리는 신경질이나 짜증, 무례함을 다 받아주었을 것이다.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이 굳어졌고, 바른 인성이나 태도에 대한 중요성은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은 아이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안 좋은 태도와 말실수를 통해 종종 드러난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했다기보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모르고,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캐스팅을 한 후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뒤로 미룬 채 인기와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소속사에도 책임이 있다. 자신이 관리하는 아이돌이 정말 큰 사람으로 잘 커나가기를 원한다면 인성과 태도, 사람에 대한 배려를 늘 강조하고 교육해주면 좋겠다. 실력도 개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대중 곁에 좋게 오래 머무는 사람은 반듯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아이돌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 농담이라는 명목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상황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신만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인기에 힘입어 교만하고 이기적이 된 건 아닌지 돌아봐주면 좋겠다. 자신이 보여주는 모습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점을 되새기며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기울여주면 좋겠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그들의 꿈은 정말 간절하다. “나를 뽑아주세요!”라고 외치며 연습도 열심히 한다. 힘든 과정을 거쳐 대중들 앞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잘 지켜 바르게 성장해가며 원하는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대중과 만나지 않는 조용한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그들의 노력과 삶을 응원하며 마음관리, 독서,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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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통해 일과 삶의 의미를 알아갑니다. 
≪나를 모르는 나에게≫(2017),≪내가 이끄는 삶의 힘≫(2016)
grace@hainstitu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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