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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Jul 28. 2017

리더는 외향이어야 할까?

우리 사회는 점점 외향성을 요구하는 듯하다. 특히 조직에서 강한 리더십과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외향적이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사람들을 이끌며 좋은 성과를 내려면 외향적인 특성이 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내향성을 단점으로 여기며 걱정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자신의 성향을 억지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 그런데 정말 그럴까? 
리더가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외향적 특성을 발휘해야 할까? 
팀원들은 정말 외향적인 리더 밑에서 일을 더 잘할까?  
내향인 리더가 가진 리더십은 약하고 비효율적일까?
 


이를 살피기 위해 심리학자들이 두 가지 조사를 진행했다.  

1) 미국 내 피자 체인점 중 한 회사를 대상으로 57개 매장의 주간 수익 평균치 (study 1)    

2) 대학생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루어 주어진 규칙에 따라 10분간 티셔츠를 접은 개수 (study 2) (상위 10%인 팀에게 상품 iPod Nanos 제공, 경쟁심 유도)   


연구자들은 각 팀의 리더/팀원들의 성격(외향, 내향)과 성향(적극성)을 살펴 네 가지 조합으로 구분하고 성과와의 관계를 살폈다. 
1) 리더 외향 + 팀원 적극

2) 리더 외향 + 팀원 소극
3) 리더 내향 + 팀원 적극

4) 리더 내향 + 팀원 소극


결과는 어땠을까??
두 경우(피자 매장 주간 이익, 대학생 티셔츠 많이 접기)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다. 

먼저 3등과 4등을 알아보자. 
3등은 리더 외향 + 팀원 적극
4등은 리더 내향 + 팀원 소극인 경우로 나타났다. 

그럼 1등은? 역시 외향 리더팀 성과가 가장 좋았을까?

1등은 "리더 내향+팀원 적극"인 경우였다.     
 "리더 외향+팀원 소극"은 두 조사에서 모두 2등의 수치를 올렸다.  



 



이런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무얼까?  
리더의 어떤 면이, 팀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까? 

분석 결과 팀의 성과와 효율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리더의 "수용성(receptivity)"이었다. 수용성은 새로운 아이디와 제안에 대한 열린 마음과 관심이다.

외향적 리더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일을 빠르게 진행하려는 특성 때문에 팀원들이 "소극적"인 경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끌어간다. 반면에, 종종 팀원들의 의견과 제안을 거절하거나 무시한다. 타인이 가진 생각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수용성이 낮은 것이다. 리더의 수용성이 낮을수록 적극적인 팀원들의 동기는 줄어들고 더 적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의견을 내봐야 소용도 없는데 뭘..." "열심히 해도 알아주지도 않고.." 이렇게 된다. 


반면, 내향적 리더는 (외향 리더에 비해) 팀원들의 의견과 제안에 개방적이어서 관심을 가지고 잘 들어준다. 이들은 팀원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을 때도 잘 듣고 관심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경우 적극적인 팀원들은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욕이 커지고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이다.  "내 상사는 내 의견에 귀를 기울여 준다", "일방적으로 무시하지 않는다", "신중히 고려해 준다"라는 생각이 적극적인 팀원들의 동기부여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더 열심히 해야지!" "지금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며 일하게 되고, 이런 태도는 궁극적으로는 팀 성과 향상으로 나타난다.  


연구자들은 리더가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여 실제로 "사용했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팀원들의 의견과 제안에 얼마나 "귀를 기울여주었는가" "관심을 보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 좋은 생각이 있다고? 우리 함께 얘기해보자!"와 "내가 대장이야! 그냥 따라와!"로 인한 차이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리더에게 건네는 제안 두 가지.        

1) 내가 내향 리더라면?
리더십을 위해 무조건 강력한 외향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부담은 가지지 말자. 사실 내향이 외향이 되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 성격은 잘 변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일도 잘 못하고 마음에 병난다. 그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포용하려 하는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때로는 팀원들을 강하게 이끌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팀원들이 소극적인 경우, 리더마저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성과 꼴찌). 


2) 내가 외향 리더라면?
당신은 이미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은 팀을 이끄는데 확실히 효율적이다. 다만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팀원들은 리더가 자신의 의견을 신중히 검토했고 + 채택되지 않은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받아들인다. 그로 인해 동기가 꺾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리더의 의견만 따르도록 주장한다면 적극적인 팀원들은 낙담하고 화가 난다. 열심히 일하지 않게 된다. 결과는 팀 내 갈등과 성과 하락이다.  

 

# 리더는 때로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추진해 나가기도 해야 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믿고 기다려주기도 해야 한다. 어느 한 방식만 옳다고 할 수 없고, 어느 한 방식만 고집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조화다.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과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리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잘할 수는 없다. 그만큼 어려운 역할이다.  
현재 리더인 사람, 앞으로 리더가 되려는 사람 모두 참고하면 좋을 연구다. 


* 참고논문 -  Grant, A. M., Gino, F., & Hofmann, D. A. (2011). Reversing the extraverted leadership advantage : The role of employee proactivit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54), 528-550.




* 출간 소식 - <나를 모르는 나에게>(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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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 2017년 8월 탐나는 책 16선 선정, 오늘의 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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