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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서 훌라를 추며 살거야

by 명랑소녀


춤이 좋다. 춤이 무얼까? 사전을 찾아보면, “장단에 맞추거나 흥에 겨워 팔다리와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동작”이라고도, “혼(정신)과 몸(신체)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하는 예술의 한 종류”라고 한다. 내게는 언어 없이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모든 것이 춤이다. 주고 받지 않고 혼자만의 표현을 비언어적으로 하는 모든 것도 춤이다. 음악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이다. 그저 길을 걷다가 기분이 좋아서 트리플 스텝을 밟으면 그 순간 춤을 추는 것이다. 깡총 걸음을 걷는다면 그것도 춤이다. 우울하고 무거운 기분이 들어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면 춤추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만의 표현이 커지고 넓어지고 깊어지면, 타인과 춤으로 소통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스윙이나 살사, 왈츠, 탱고와 같은 사교댄스를 배우기도 하고.


고대 동이족 시절부터 부여, 고구려, 발해 할 것 없이 우리 민족에겐 가무가 함께 했다. 흥의 민족 답게 나에게도 흥이 내려왔고, 친정엄마도 시어머니도 흥이 함께 한다. 노래방이 어딜 가도 있는 곳이 우리나라. 사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춤과 노래는 함께 한다. 각양각색의 노래와 춤이 전 세계에 두루두루 피어나고 지금 이 순간도 번성하고 있다.


어릴 적엔 곧잘 몸을 움직이며 기분을 표현 하던 사람들도 자라는 동안 어느 순간 달라지는 일이 많다. 글쓰는 일도 그림 그리는 일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내가 나로 존재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타인의 잣대로 평가당하는 일을 겪을수록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이 시처럼,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몸을 움직여보라!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그럴 때 느껴지는 희열이란. 오롯이 나만의 것일터. 누가 보든 안 보든, 노을 지는 바닷가 모래 위에서 바람과 태양과 파도를 느끼며 춤을 추고 싶다. 그 춤이 훌라면 좋겠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춤. 자연을 가장 사랑하는 춤. 그게 훌라니까. 하와이 사람도, 미국 사람도 아닌 한국 사람이니 나에게 훌라와 가장 어울리는 살 곳은 제주다. 하와이의 미니어처라고 불리는 제주에서 나는 훌라를 추며 살고 싶다.


대회도, 공연도 그 무엇을 위해서도 아닌, 그저 나를 위해 내가 자연으로, 자연 속에 존재함을 온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훌라를 배우고 연습하는 것으로 내 삶의 댄스 인생을 채워가련다. 그러다가 대회를 나가거나 공연을 할 수도 있겠지만, 즐거운 마음과 기꺼운 태도로 하면 될 터.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울고 싶을 때면 홀로 한적한 곳에 나가 훌라 스텝을 밟으면서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삶을 살련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도 자신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기쁨도 마음 속에 꼭꼭 눌러담지 않고 몸 밖으로 흘려보내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훌라이든 그 무엇이든, 아이들에게 맞는 무언가를 찾길 바란다. 그게 춤일 확률이 클 것 같다. 제임스 브라운의 이 명언처럼.


“The one thing that can solve most of our problems is dancing.” - James Brown -

대부분의 문제는 춤으로 해결할 수 있다. - 제임스 브라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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