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Frisell & Fred Hersch

Someday My Prince Will Come

by 달빛소리


Bill Frisell은 Pat Metheny, John Scofield와 함께 현재 재즈 기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연주자이다.

그의 연주는 재즈라고 규정짓기에 당혹스러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요소를 담고 있다. 전위적인 아방가르드하기도 하며 컨트리, 포크, 블루스 및 자신의 고향인 남부 특유의 리듬과 음색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혼합되고 교차되어 있다. 이러한 음색은 몽환적이거나 한없이 부드럽다 가도 헤비메탈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강렬하고 때로는 괴기스러운 음색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Frisell은 원래 볼티모어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기를 콜로라도에서 보냈으며 그곳에서 컨트리와 블루그래스, 포크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했고 인터뷰에서 “나의 DNA에는 Chet Atkins, Hank Williams, Johnny Cash 같은 음악이 흐르고 있다”라고 했을 정도로 미국 남부의 색채가 짙게 배어 있었다. 또한 Bob Dylan, The Byrds, The Band 같은 포크 록/아메리카나 뮤지션들도 그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으며 Jim Hall, Thelonious Monk, Miles Davis, Sonny Rollins 등의 재즈 뮤지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흡수되어 그런지, 보통의 경우를 소리의 축과 색깔의 축이 만나 음색이 되는 것에 Bill Frisell은 질감의 축을 더해 차원을 달리 표현하는 연주자 같다. 총천연으로 느껴지는 색은 물론 투명하기까지 하고 매끈하거나 거칠고, 물렁하거나 딱딱하기도 한 질감까지 느껴지는 소리가 전달된다.


Fred Hersch는 현재 Brad Mehldau, Ethan Iverson 등과 함께 40년 이상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스스로 Thelonious Monk, Bill Evans, Keith Jarrett, Billy Strayhorn 등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실제 Thelonious: Fred Hersch Plays Monk, Passion Flower - The Music of Billy Strayhorn, Evanessence: A Tribute to Bill Evans, Fred Hersch Trio Plays... 등 그들의 존경을 담은 헌사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특히 Hersch는 AIDS에 감염되어 면역 저하로 인해 2008년에 심각한 감염증과 장기 부전을 겪었고, 의식불명 상태로 2개월간 혼수에 빠졌었다. 병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거의 죽음에 가까운 상태였으며 폐렴, 장기 부전, 뇌 기능 저하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결국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체중이 50kg 미만으로 줄고 걷지도, 말하지도, 연주하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그 후 재활 치료와 신체 회복, 심리적 회복을 모두 병행해야 했고 그는 다시 말하는 법, 걷는 법 그리고 피아노 치는 법을 배우는 긴 시간을 거쳤다. 특히 손가락의 근육 조절이 어려워져 “과연 내가 다시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싸워야 했고, “나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마치 처음으로 건반을 만지는 것 같았다. 모든 게 새로웠고 무서웠다.”라고 회고했다.


Bill Frisell의 공간감이 충분히 느껴지는 기타 음색으로 차분히 시작한다. 바로 한없이 투명한 Fred Hersch의 피아노는 섬세하고 세밀한 터치로 감성의 탐닉을 유도한다. 이 두 사람의 연주는 여운이 공간 속에서 울리도록 허락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즉흥연주 능력뿐만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연주하는지 서로 연주의 상호작용을 완벽하게 이루는 인터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Frisell과 Hersch의 이 연주는 간절한 꿈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기다리다 지쳐 잠든 꿈, 그 꿈속을 자유롭게 부유하는 느낌과 꿈속 기억처럼 흐릿하고 아름답게 곡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 곡을 상기하자면 메이저 조성의 3/4 왈츠곡이다. 몽환적이고, 애잔하기도 하고 구슬프기도 하고, 비극적 결말은 아니어도 해피엔딩도 아닌, 한 줄기 눈물이 베갯잇 적시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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