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냥 하는 것. 때로는 그냥 넘어가는 법.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
정말 모르겠다. 잘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한다.
계속한다.
스스로 여기에 있기로 한다.
끝을 정한 적이 없다.
스스로 어떤 일을 벌인 적도 없다.
어영부영 밀리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하루를 살다 보니. 지금의 나의 일상이 형태를 갖추었다.
화요일마다 고등학교를 갓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국어공부 돕는 일을 시작한 이래, 어림잡아 9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리 오래 붙잡고 갈 수 있을지 몰랐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제 곧 8월이면 한 달가량의 방학이 있고 다시 9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1년에 두 번 검정고시가 있다. 4월과 8월.
지금은 8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기.
꾸준히 나오는 대여섯 명 중에서 대략 두 세명은 8월 시험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다.
시험을 앞두고도 식당 알바가 바빠서 잘 안 나오는 ㅎㅅ. 트럼펫인가 금관악기를 전공한다는 ㄱㅈ.
검정고시 학원 레벨이 어려워 들렀던 ㅇㅎ.
내일도 오려나?
지난주에는 새로운 학생이 들어왔다.
자퇴를 하기 전부터 검정고시를 준비했다는데 학교 밖 아이들 평균적인 성향과 달리 두 번째 수업부터 고민거리를 토로했다.
지금 제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라는 말.
어쩐다?
그건 내가 내게도 해야 하는 말이었다.
입학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밖으로 나오기로 열일 곱 인생 가장 큰 결심을 했을 그 아이도,
그리고 나도 같은 물음을 품고 산다.
뭐 판에 박힌 말일지 모르지만
내가 내 딸에게 했던 말을 나누어 주었다.
나도 마찬가지라는 것.
곰주름, 이마에 미간에 주름 등등 세월을 정면으로 맞고 더 많은 일을 겪은 나도 그러하다는 것.
다만 하나는 확실하다,
이 모든 경험은 이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고 실패도 성공도 나만의 것이라는 것.
누구보다 먼저 자신의 인생의 키를 운전대를 작은 너를 응원한다.
그리고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아침 일찍 나선 점.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가 아닐까.
나와의 약속 지키기. 계속하기.
쓰고 보니 나도
실은 일주일에 글 하나가 버거워진 상황에
좌절감을 겪곤 한다.
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는 무엇을 앞세웠더라?
예상치 못한 더위 그리고 건강염려증 그리고 알바와 육아 등등등. 나와의 약속을 깨기 위해 앞세웠던 것들은 핑계도 다양하고 나름 참 무겁다.
그래도 요즘에는 자책하지 않으려 애쓴다.
그래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잘 살았다는 방증 아닐까.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많은 생각과 고민이 목 끝까지 차오를 때가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였다.
매일 같이 글 쓰고 토해내듯 타자를 쳐도 부족한 듯 느꼈던 때가 새삼 오래전 같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그 망각의 기능에 감사하다.
가수 어거스트디의 '아미그달라'에서처럼 '기억들로 여행, 지우고픈 일들... 기억조차 안나는 기억들.. 지워보자 하나씩, 그래 하나씩'
극단의 상황을 상상해야만 지금의 현실에 감사함을 느끼는.
혹은 지금의 사소한 갈등에 차오르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남의 불행을 이용하는 이기심까지.
못난 나를 돌아본다..
가수 이승환의 '내가 바라는 나'를 들어야 될 것 같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