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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디김 Aug 16. 2024

관심과 관종 사이 그리고

네게만 열리는 내 지갑, 똑똑하게 사는 법

유튜브를 한 번 열어볼까... 최재천 교수님의 유튜브보다 만 엘르 인터뷰가 떠 있다. 권지용은 한 마디로 자신을 관종이라 했다. 한 마디로 하라니 갑자기 떠오른 것이라고. 언어 유희같다. 권죵, 관종?


이효리도 손석희와 인터뷰에서, 가능한 것만 꿈꾸라는 법은 없지 않냐며 관심은 받고 싶지만 자유롭게 살고 싶다 했다. 싱어게인으로 일약 스타가 된 이승윤 역시 인기를 얻고 싶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이름을 얻고 싶다고 했다.


이제 더이상 관종이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비난받지 않는다.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관심받는 법에 나도 너도 관심이 많다. 곽금주 교수도 말했다 사람은 자기 얘기하기를 즐긴다고. 뇌가 관심을 좋아한다는 것.


몇 년 전 네가 스스로 관종을 자처했을 때, 의아하고 걱정스러웠다. 내게는 관종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절반 이상이 부정적이였으니까. 뭐시라? 왜, 네가?


나 관심 좋아해. 했던 너.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공개 수업에서 손도 번쩍 번쩍 잘 들긴 했다. 교실 뒷편을 가득 채운 엄마아빠들이 있어도 떨지도 않고 퀴즈도 잘 풀었지. 2학년이었나?


나는 그런 관심을 좋아하는 네가 철없고 괴롭힘을 일삼는 아이들을 인력처럼 끌어들이진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하지도 않는 인스타그램을 폰에서 삭제할 수 없다. 한 주에 몇 번은 네 릴스를 기도 하는데. 펑 하고 없어지는 스토리까지는 다 못 본다.  


코로나가 시작될 무렵 발행되었던 '관종의 조건'은 덕분에 골랐다. '90년생이 온다'를 쓴 저자라는 것에 한 번 호감 그리고 그 두께에 호감상승. 세대를 꿰뚫는 통찰력. 왜 이 책을 이제서야 찾았을까. 홍수처럼 쏟아지는 신간 정보와 광고에 가려졌나보다.


책 속에서 관심을 좋아하는 널 걱정하는 것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충고를 듣는다.


관심=공기, 관심경제, 까다로워지는 나


지금 관심은 공기와 같다. 관심경제? 매력자본 등등. 조직도 사회도 개인도 관심에 목마른 세상에서 좋아요 구독 알람설정은 삼성전자도 교육부도 거대 유튜버도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정부가 정책을 알리려고 해도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려고 해도 유튜브나 인스타는 필수다. 결국 일초 일분의 관심이 사고 팔리는 시대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 이전보다 '좋아요' 클릭이 인색해지고 '구독' 버튼을 누르는 0.1초도 아끼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한 소비가 나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은 거침없다. 내 가치에 부합하는 채널은 다시 보지 않을지언정 구독을 눌러 기억한다. 북마크처럼. 그렇게 나를 지키고 휴대폰 알림 소음이 내 일상을 지연시키지 않게 하려고 조심한다.


코로나로 무료한 하루, 폐쇄된 일상에 유일한 창은 인터넷과 넷플, 유튜브, 인스타 등등 아니었나. 전염병이 끝나도 몸이 기억하는 나는 인터넷 허우적대며 공존한다.


나 역시 모순된 감정을 느낀다. 마케팅 업무를 하며 클릭 수 높이고 매출 올리려던 나도, 관심을 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과 다. 그나마 그땐 순수하게 사이트 방문자와 링크드인 방문자 등을 늘리려 콘텐츠나 검색, 소셜 광고가 주 도구다.


돈 주고 팔로워 늘리기는 다 아는 비밀이 되지 않았나. KTX에서 너와 본 '댓글부대'도 같은 맥락이다. 단시간내 폭발적 관심을 끌기 위해 무료 제품을 제공하고 리뷰를 받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과거 배구 선수였던 그 피티 쌤이 기억난다. 피팅모델까지는 아니라도 공짜로 받은 옷을 입고 포토 리뷰를 쓰는 일이 있했었다. 몸이 좋으니 같은 옷이라도 예뻐 보이겄네.


몇 년 전만 해도 블로그에 좋은 정보가 가득했었다. 지금은, 좋은 정보를 발굴해야 한다. 파워 링크보다 더 세밀하게 소비자를 공략하는 방법이 개발되었고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답답이가 된다. 기업에서 돈 주고 맡기는 언론사 광고 기사야 애교 수준이다. 검색 결과에 범람하는 스폰서 글에 '내돈내산'이라 대서특필해도 믿을까 말까. 쇼핑 몰 리뷰 많은 순, 평점 높은 순, 어떻게 필터를 해도 직접 받아 보기 전까지 상품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인터넷에는 적잖은 쓰레기 정보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이렇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교묘해진만큼 우리는 더 똑똑해졌다. 그렇게 반감을 가지면서도 반신반의하며 떠돌 뿐이다.


이 와중에도 인스타그램이 공략한 주 소비층인 네가 에이블리에서 산 옷이며 향수 그리고 화장품은 결국 네가 직접 겪어 봐야 할 것이겠지. 다시 살지 말지도.


네게 활짝 열리는 내 지갑. 오레오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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