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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디김 Aug 09. 2024

방학은 방탕방탕

네 방학인데 왜 난 |칭찬, 비난, 보상, 사랑

까마귀 날고 매미 울고


까악 까악 하는 까마귀 소리 익숙해지고 한여름 뚫고 온 매미 위아스위아스 맴맴 소리가 가득하다. 가로수가 가까워 매미가 떼창을 하고 방충망에 붙어 소리치는 걸 툭툭 건드려 떼곤 했는데 여기서는 매미가 그렇게 가깝게 오지 않는다.


비 온 다음 날이면 똘똘하게 다시 울기 시작하는 매미들도 길 가다 만나는 허물도 반갑다.


올라가던 기온이 정점 찍으며 아침저녁 숨 턱턱 막히는 열기가 한창이었지. 한없이 길어진 낮, 8시 넘어도 밝은 낮과 더운 해.


더위는 조금씩 가라앉은 듯하다. 


오늘 아침은 에어컨을 켜지 않고 창문을 열었고 프렌치토스트를 구웠는데 땀이 흐르지 않았다. 


내 몸이 적응도 했다. 싸우나처럼 뜨끈하게 데워진 차를 타면 줄줄 흐르는 땀이 불쾌하지 않다.



방학은 방탕해야 제맛?!


땀을 닦아 내며 도착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넌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가 고민이라 했다. 방학 시작과 함께 또래 관계 스트레스가 없어지니 욕구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갔다. 오올, 멋진데?!


 딸은 하루 한 시간 공부를 목표로 세워 작심삼일은 넘겼다. 스카 28일 이용권에 열흘이 지났고 아홉 시간을 이용!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 6학년 2학기와 지난 학기 중 한 달가량이다. 자유학기이니 시험 스트레스는 면제받았지만 주요 과목 빠진 진도가 적잖다. 영어는 4단원부터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엄마와 공부하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시간씩 하기로 했고 빠진 수업 디지털교과서로 메운 건 아주 잘했어요!


상담 선생님 앞에서 멋졌던 딸의 본모습은 엄마만 안다. 큽. 첫 수업 때 빡 힘주던 딸아이가 변했다.


아침잠이 늘고 밤잠은 늦지더니 더위에 힘이 빠지고 책상과 몸이 점점 가까워진다.



양면의 거울, 칭찬과 비난 그리고 보상 같은 사랑


, 뭐 쟤는 똥만 싸도 칭찬해. 둘째는 별 거 안 해도 칭찬하고 딸에게는 무언가 해내야 인정하는 내 모습을 나보다 네가 먼저 알아본다. 네 살 아가 네 동생이야..


팬티 앞뒤 맞춰도 신발을 좌우 맞아도 칭찬세례다. 네 팬티 안 뒤집힌 걸 내가 볼 수도 없고. 뭐. 아악.


그땐 네게도 그랬다며 의미 없는 핑계와 변명만 한다만. 정말 숨만 쉬어도 칭찬받던 시기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게 모두를 사랑하기로 했지만 실천이 어렵다. 하필이면 네 왕좌를 뺏아간 동생이 받는 칭찬 세례를 사춘기인 네가 직관해야 하는 게 웃픈 일이지.


칭찬을 과하게 한다는 것은 무슨 일에 실패했을 때 비난 역시 과해질 수 있다는 반증. 양면의 거울.


김붕년 교수였는지. 조선미 교수였는지, 누군지 몰라도 자녀 정신 건강 전문가께서 그랬다. 칭찬은 적절하게. 다만 인정해 줄 것. 눈을 마주 보고 격려할 것.


하루를 살다 보면 사소한 실수마저 비난이 앞선다. 내가 그렇게 하지 말랬지!소리치기는 쉽다. 사람이다, 엄마도. 그런데, 사람이기 때문에 순간 한 템포 쉬라고 한다.


예쁘던 네가 휴대폰 보다가 못 들어놓고는, 인상 팍 구기고 뭐라고? 소리쳐도 아이고 어여쁜 내 새끼 하기가 쉽냐고. 그러다 보니, 보상처럼 사랑을 표현한 적이 많았던가 반성한다. 분명 유치원까지는 그러지 않았는데.


똥오줌만 가려도 칭찬하던 시기가 지나니 눈만 봐도 미울 때가 있다. 사춘기 자녀 말대꾸 십에 구는 짜증과 인상 팍이 디폴트. 짝지, 아니 넘편은 그래, 내 마음을 비우랜다. 자긴 애초부터 그랬다고.


으흠, 그런가. 내 눈 속 가득했던 네 모습 너무 예뻤지. 그 기억이 무거웠담야. 맞다. 내가 비워내야지.

깐깐한 초상권에 막혔고.. 코로나 전 사춘기 전 기억나니? 여수에서... 지금도 그때도 예쁜 네 모습들 덜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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