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is where the heart is.
'어디에 살든 내가 행복을 느끼는 곳이 진정한 집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이다. 한국, 중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 진짜 집이 어딘가 싶을 정도로 많은 나라를 살며 깨달은 참 진리라고나 할까.
헬조선 탈출기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탈조선을 꿈꾼다는 기사는 전부터 자주 접했던 것 같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네덜란드에 살면 너무 좋겠다. 스웨덴에 살면 너무 좋겠다 등.
헬조선을 들여다보면 이 나라에선 절대 행복할 수 없고, 다른 나라들이 훨씬 이상적이며 그 나라에서만큼은 내가 꼭 행복할 수 있다는 착각이 든다. 여기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세상 복지천국 어느 나라를 가도 결국 그 삶 속의 행복은 내가 정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복지천국 스웨덴에서 온 이 남자와 8년 간 함께 살며 깨달은 건 내가 어느 나라에 사는지가 나의 행복을 좌지우지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5가지 일상 팁들은 지금 내가 어디 있던 관계없이 바로 일상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우리 부부 침대 맡, 그리고 식탁에는 스마트폰이 없다.
침대맡에는 대신 알람과 책이 있다. 잠들기 전 각자 스마트폰 충전기는 다른 옷방에 충전해두고, 안방 침대에는 들고 오지 않는다. 함께 식사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여느 부부가 그렇듯 우리도 보통 주중 저녁만 같이 먹게 된다. 밥 먹으면서 그날의 요리에 대한 평가(?)를 하고 또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한다.
잠들기 전 침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저녁을 먹고 나면 보통 넷플릭스를 같이 보는데, 이런저런 시리즈물, 책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또 장난치고 그리고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눈다. 그리고 각자 책을 읽다 꿀잠을 청한다. (미처 몰랐는데 우리에겐 끊임없이 이야깃거리가 나오나 보다)
매일 아침이면 제 역할 톡톡히 하는 무인양품 알람시계가 아날로그스러운 소리로 우릴 깨운다.
난 20대부터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 (10대 때는 영단어, 수학공식 하나라도 더 외워야 했으니 책 읽을 시간이 아까웠던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 직장을 다닐 땐 출퇴근 기차 안에서 꼭 책을 읽었다. 내가 타는 기차역이 출발점이라 항상 앉을자리가 있었고, 기차 안 아침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시간이 나에겐 큰 힐링이었다.
(한국 출퇴근 길은 복잡하다 보니 대신 팟캐스트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턴 회사도 그만두게 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책에선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만 얻는 게 아니다. 자극적인 미디어, 콘텐츠들로부터 나 자신을 구해주는(?) 느낌이 든다. 독서시간만큼은 일상 속 복잡했던 현실에서도 사알짝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탈출구이자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장시간 독서가 부담된다면 엉덩이 붙이고 괴로워할 필욘 없다. 그냥 자기 전 침대에서 5분, 10분씩 읽는 것부터가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요즘처럼 세상이 어지러운 적이 있을까 싶다. 하루가 멀다 않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뉴스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원래 팟캐스트를 좋아했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 팟캐스트를 많이 듣는다. 팟캐스트를 통해 내가 살아가는데 꼭 알아야 할 세상 뉴스들을 자극 없이 담백하게 접할 수 있다.
팟캐스트 몇 가지만 추천해보자면, 남편과 난 매일 아침 FT News Briefing을 같이 듣는다.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날의 중요한 세계 소식들을 쉽게 브리핑해준다.
혼자 있을 땐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듣는다. 부담 없이 새로운 세상의 경제 이야기들을 접하고, 또 지식들을 쌓는 재미가 쏠쏠하다.
운동만큼 일상에 활력을 주는 게 또 있을까 싶다. 이리저리 몸을 움직일 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힘들지만, 운동 후의 개운함과 가득 찬 에너지는 글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직장을 다닐 땐 요가를 꾸준히 다녔고, 수영도 일주일에 3번씩 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시설 이용이 어려워 집 근처 북한산에 열심히 발도장을 찍고 있다.
우리 부부에게 운동은 알게 모르게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푸는 최고의 수단이다.
굳이 숨이 가쁘게 차오르는 운동을 할 필욘 없다. 가벼운 산책부터 시작해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다.
참 감사하게도, 나와 남편은 운동 취향이 잘 맞아서 서로 좋은 운동 버디(?)가 된다. 집 근처 북한산을 특권으로 누리며 주말이면 함께 등산도 가고 공원에서 배드민턴도 치러 간다.
사실 명상은 시작한 지 얼마 되자 않아서 일상 습관으로 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 하나이다.
요가 다닐 때 수업 중 했던 명상을 제외하곤, 집에서 따로 해봐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던 것 같다. 명상은 혼자 하기에 뭔가 어려운 것 같고 참 막연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햅스터즈라는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됐고, 일상 속 명상이 참 자연스러워졌다.
힘든 일을 겪은 날이던 행복으로 가득 찼던 하루던 그날의 어떤 나인지 관계없이 참 큰 힘을 준다.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소중해진다.
유튜브에 5분 명상, 10분 명상 등 짧은 명상을 도와주는 콘텐츠들을 통해 쉽게 명상에 입문(?)해볼 수 있다.
얼마 전 읽은 책 중, 기억에 오래 남는 말이라 다이어리 한켠에 적어놓았다. 헬조선, 복지국가 등 누가 뭐라고 정의하든 이에 개의치 않고 '난 나대로 온전히 행복하노라!' 하고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음 하는 바람이다.
행복한 사회가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다. 행복은 사람의 내면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