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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m Jung Jun 02. 2022

데이터라는 뜬구름을 파헤치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

전시 기간: 2022.04.29~2022.09.18

관람일: 2022.05.04




최근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활하는 시간고 있는데,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 런 변화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가는 5개 섹션 중 섹션 1에서 데이터 사회의 현 모습, 섹션 2~4에서 데이터 사회에 관한 의구심, 마지막 섹션 5에서 데이터 기록의 허구성을 보여주며 기술 중심의 사회 변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을 경고한다. 이렇게 크게 세 분류로 나뉘는 섹션 각각 공간, 작품, 기획의 측면에서 시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섹션 1. 공간]

먼저 데이터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섹션 1 작품 경험을 공간으로 확장고 있다. 가는 예술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해서 단순히 모니터에 영상을 틀어놓 것이 전부가 아니라 영상 내용에 맞게 감상 환경 조성다. 특히 섹션 1의 6개 작품 모두 공간 성격이 완전히 달라서, 전시를 보는 내내 마치 어두운 테마파크를 구경하듯한 기분이 들었다.

     를 들어, 〈미션 완료: 벨란시지〉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발제하는 형식으로 제작된 영상으로, 모니터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물이 패널 토론의 청중들이 앉아있는 공간처럼 구성되어 있다.  전시에서는 작품마다 환경이 다르게 조성됨에 따라 관객이 앉는 의자도 선베드나 바위 같은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 서있는 불편함을 줄이는 기본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내용에 몰입하는데 의자의 형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션 완료: 벨란시지〉

     〈소셜심〉은 마치 시위 현장처럼 수많은 경찰들 뛰어다니는 모습이 4개의 패널에서 재생되는 형식의 작품데, 패널 사이에 짐볼을 무작위로 두어 관객이 영상을 감상하는 동안 짐볼에 이리저리 부딪히도록 했다. 투명한 짐볼은 물리적인 접촉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미술관 공간 속에서 인위적으로 접촉을 발생시켜, 관객이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작품이 가진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한다.

〈소셜심〉

     이렇게 영상 작품이 공간을 통해 현실과 연계되는 경험은 관객이 데이터 사회를 가상이 아닌 현실임을 물리적으로 자각하게 만든다.


[섹션 2~4. 작품]

데이터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섹션 2~4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람자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작품에 더 깊이 몰입도록 다. 그중 섹션 2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 파일〉*은 우리의 모든 것을 추적하고 기록하는 디지털 사회로부터 자신을 숨기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디지털 사회에서 기록은 사람이 아닌 기계가 남기고 있음을 경고한다.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 파일〉

     개인적으로 이 강의의 제목처럼 '안 보여졌던' 경험이 있어서 영상이 더 기억에 남다. 필자는 책을 읽은 뒤 취향 추천 앱인 '왓챠피디아'에 감상평을 기록하는데, 얼마 전 한 책을 읽고 별점을 남기려다 포기했다. 왓챠피디아에서는 사용자가 책의 바코드를 촬영해 책을 왓챠피디아에 등록할 수 있는데, 필자가 읽은 책은 바코드가 없는 독립출판물이었기 때문이다. 왓챠피디아의 기준에서 도서로 인식할 수 없는 독립출판물은 책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데이터 사회데이터화할 수 없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배제하고 다. 이로써 비데이터적인 기록들은 무용한 것이 되거나 관리하기 번거로운 고가의 기록이 되어 사람들이 비데이터적인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다.


[섹션 5. 기획]

마지막 섹션 5 '기록과 픽션' 현실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허구성에 대해 고백하며 데이터에 관한 작가의 태도를 역설적으로 이야기다. 이 섹션에서는 히토 슈타이얼의 초기작인 다큐멘터리 영상들이 전시되는데, 작가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장르인 다큐멘터리 역시 어느 정도의 허구가 섞여있음을 한다. 그리고 이는 슈타이얼의 작업뿐만 아니라 디지털화된 모든 이미지들의 허구성을 증명한다. 데이터화 되는 이미지들은 무조건 렌즈에 의해 촬영되어야 하는데, 렌즈로 촬영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정한 시선을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왜곡이 적은 다큐멘터리 기법 역시 허구적인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는 영상 매체의 특성은 데이터 사회로의 무분별한 전환을 비판하는 작가의 주장을 역설적으로 강화한다.

섹션 5. 기록과 픽션 전경



일상의 디지털화가 점점 가속화되면서 NFT나 메타버스 등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상 세계가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 이름이 너무 거대해서 그런지  기대감은 눈에는 보이지만 잡을 수 없구름처럼 느껴진다.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사는 데이터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이제는 우리 삶의 새로운 희망처럼 언급되는 가상 세계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 공식 사이트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 파일〉 전시 리플렛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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