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im Jung Sep 01. 2022

변형된 르네상스

문화역서울284 공간 투어

전시(투어) 기간: 상시, 예약 또는 현장 접수

관람일: 2022.08.09






문화역서울284의 공간 투어를 다녀온 뒤 이곳의 건축을  일러스트로 재구성했다. 서울역 옆에 위치한 현 문화역서울284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역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의해 지어졌다. 전시를 보러 종종 방문하는 이 공간은 전시 외에 건축적으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 언젠가 건축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보고 싶었다.


투어는 내, 외부 공간 투어로 나뉘고 내부 공간 투어도 몇 가지 주제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데, 각 주제별 투어가 타임별로 나뉘어 있어서 여러 주제로 듣고 싶으신 분들은 하나의 투어를 마친 뒤 곧장 다음 투어를 들으면 된다. 필자는 건축 공간 투어를 신청했다.


건축 공간 투어는 문화역서울284의 중앙홀부터 시작해 3등 대합실  1, 2등 대합실 ㅡ 부인대합실  역장실  귀빈실  귀빈예비실  이발소  그릴  그릴준비실  소식당  직원실  서측 복도 순으로 이어진다. 문화역서울284의 전시 대부분이 이 동선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이유가 건축 동선에 의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평일 첫 타임인 데다 비가 오는 날이라 투어에 신청한 인원 중 필자만 참석해서, 운 좋게 해설사님과 단 둘이 투어를 하는 특혜를 얻을 수 있었다. 투어는 해설사님과 함께 공간을 이동하며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혼자 설명을 듣다 보니 보충설명용으로 준비하신 태블릿 이미지를 사진으로 찍을 수 있도록 해주셨다(외부 업로드 시 출처 표기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설명해주시는 건축적인 특징들 외의 다른 점에 관해서도 편하게 질문할 수 있어 무척 좋았다.



〈Modified Renaissance〉

현재 서울역에 다양한 식당과 편의시설이 있는 것처럼, 경성역에도 대합실과 함께 이발소, 매점, 식당과 같은 다양한 기능의 공간들이 있었다. 각 공간은 이용객의 지위에 맞는 수준으로 꾸며졌다. 그 특징이 잘 드러나는 벽, 의자, 조명을 중심으로 경성역의 풍경을 재구성했다.

[제목의 의미]

'Modified Renaissance'라는 제목은 중의적 의미를 품고 있다. 첫째는 건축적 의미에서의 변형된 르네상스다. 경성역은 일본이 서구의 건축 양식을 받아들이며 일본식으로 변형해 지은 르네상스식 건축물이다. 공간 전반적으로 르네상스 양식의 특징인 대칭과 균형미가 잘 드러나지만, 몇몇 부분은 일본식으로 변용해 지었다.


둘째는 구성적 의미에서의 변형된 르네상스다. 그림에서 레이아웃과 풍경을 그릴 때, 원래 경성역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지 않았다. 문화역서울284의 공간 투어, 구글링, 직접 찍은 사진들로 자료를 수집해 각 공간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적절히 변형해 그렸다. 건축적으로나 구성적으로나 르네상스 양식을 변용했다는 점에서 'Modified Renaissance'라는 제목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림 구성]

르네상스 건축의 특징인 대칭성과 수학적 비례를 참고해 그림 역시 좌우대칭으로 구성했다. 또한, 그림의 주요 업로드 매체인 인스타그램의 정사각형 비율에 맞춰 9개 그림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면서도 하나의 그림이 될 수 있도록 레이아웃을 디자인했다. 맨 아랫줄은 경성역의 1층 공간을, 가운뎃줄은 경성역의 2층 공간을 그린 것이고 동선은 1층부터 오-왼 방향으로 흐른다. 동선에 따른 각 공간의 세부적인 모습과 설명은 인스타그램(@haaim.j)에 올려두었다.



이렇듯 의자나 장식의 화려함 정도에 따라 경성역의 건축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문화역서울284에서 전시를 볼 때 해당 공간의 이전 쓰임새와 다르게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문화역서울284 공식 홈페이지

작가의 이전글 야후 같은 전시, 구글 같은 수장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