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은 고리대금업을 했다는 이유로 유럽에서 천년 가까이 미움을 받았는데, 금융업으로 돈을 번 스위스인들은 미움은커녕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자가 됐다. 스위스, 특히 취리히의 부유함은 고퀄 건축과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미술관 쿤스트취리히엔 나치와 거래했던 무기상 뷔를레 컬렉션이 있는데 미술학개론 수업만 들었어도 알만한 화가들의 걸작들이 널려있다. 르코르뷔지에 기념관은 건물뿐 아니라, 주변 표지판 마저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디자인의 완성은 디테일에 있음을 보여줬고, 중앙역 시계탑의 고전적 디자인은 오래된 철교를 개조한 쇼핑몰, 임 바이둑투 IM VIADUKT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프라이탁 플래그쉽 스토어는 제품만큼이나 독창적이며, 그 옆의 복합 공간 프라우 게롤즈 가르텐 Frau Gerolds Garten은 사진처럼, 히피 느낌의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취리히의 예술적 디자인은 마치 비싼 물가라는 관문을 통과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선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