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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Aug 19. 2023

0818@Pont Alexandre III


이쯤 되면 집념의 프랑스인이라 해도 될 것 같다. 테스트 이벤트긴 했지만 결국 트라이애슬론 센강 대회를 성사시켰다. 8월 초 10km 수영은 결국 수질 문제로 취소됐지만, 트라이애슬론 수영은 직전 대장균 수치 테스트가 좋게 나오면서 극적으로 이뤄졌다. 경기 직전 무슨 알약을 먹었다고 참가 선수가 얘기하는 걸 보니 아직 깨끗하진 않은 거 같다. 물은 더럽지만 코스는 환상적이다.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서 출발, 센강 수영을 마친 뒤. 그랑팔레-프티팔레-샹젤리제 거리-에펠탑-오르세미술관을 각각 사이클과 마라톤으로 지나는 코스. 보이는 것에 진심인 프랑스인들은 내년 올림픽도 대부분 경기를 경기장이 아닌, 도심에서 펼칠 계획이다. 개막신 센강 선수단 입장을 포함,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 에펠탑 앞서 비치발리볼, 앵발리드서 양궁, 그랑팔레서 펜싱을 하는 식이다. 과연 예술적인 계획이다. 그런데 교통은? 숙소는? 예술을 위해 그저 감내해야 할 현실적 문제에 불과한 건가. 파리 올림픽 위원장은 이런저런 우려에 '걱정은 내가 할 테니 니들은 즐기기나 해라'라고 일갈했다. 아름다움을 위해 효율성이 희생해야 하는 이런 프랑스적인 태도가 어찌 보면 지금의 파리를 만들었을지도. 도로가 통제돼 경기장까지 걸어가야 했지만, 어쨌든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끝내주게 멋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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