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르 언덕을 올라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가려면 테르트르 광장을 지나야 하는데, 이곳 또한 파리의 예전 모습이 그대로 잘 유지된 곳 중 하나다. 일례로 광장에 있는 La mère Catherine 카페는 179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기 전이다. 몽마르트르는 파리 밖이었기 때문에 담배나 술에 부과되는 세금이 낮았고, 싼 담배 커피 술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지금 형태의 작은 가게들이 생겨났다. 오스만 남작도, 이곳 땅 주인도 유서 깊은 이 동네를 마음대로 개발하지 못하면서 지금 광장의 모습이 유지된 것. 20세기 들어와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예술의 광장이 됐고, 지금도 그림 파는 아마추어 화가들의 중심 무대가 됐다. 원래도 붐비는 이곳 인근에 오늘은 특히 한국 인들이 많았다. 한복을 입고 '부산 이즈 레디'를 외치는 사람들. 내일모레 세계박람회 개최지가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막바지 홍보 총력전이 벌어진 건데, 인구 밀도 높은 곳을 선택한 건 괜찮았지만, 유서 깊은 예술의 거리에서 대규모 국가이벤트를 홍보하는 게 효과적일까 의문은 들었다. 너무 이질적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