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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주 Jul 24. 2024

나보다 네 단점을 사랑해 줄 사람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의 마지막 대화가 맴돈다.


나에겐 너의 그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아무렇지도 않을. 

오히려 사랑스러운 장점일 수도 있어.

네가 바뀌길 원하는 내가 아니라, 그대로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


다른 사람은 필요 없다며 울며 나를 설득해도, 내 마음은 어느 때보다 확실했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서, 더 이상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뿐이라

그 사람이 사랑받길 원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라도.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하다.

너를 아껴서, 나보다 더 사랑해 줄 사람에게 보내준다는 마음.


이 마음과 이 결정이 정답이 아닐 수 있겠다. 사랑하면 놓아준다는 게 모순일 수 있겠다.

그래도 이게 맞다는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내가 정말 넘치게 사랑했고, 넘치게 노력했나 보다.


울지 말고, 예쁘게 웃고. 밥때 맞춰서 먹고 야채도 잘 챙겨 먹고. 

낮잠 자고 밤에 잠 안 온다고 하지 말고, 밤에 푹 잘 자고.

속상하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좀 기대고.


꼭 넘치게 큰 사랑받고. 

그랬으면 좋겠다.


이게 내 사랑의 방식이자, 내 정답이자, 내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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