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일
연 1회 정도는 꼭 걸리는 단발병. 올해는 바로 지금인가 봅니다. 매번 갑자기 찾아오는 단발 욕구를 이기지 못해 계속 잘라내다 보니, 3n년 동안 긴발이었던 적이 별로 없어요. 아마 30대에 들어서면서 가장 긴 머리카락을 가진 때가 지금인 것 같아요. 올여름 꾸역꾸역 길러온 중단발에 히피펌을 하고 계속 길러왔거든요. 펌을 하면 괜히 돈 아까운 느낌이 들어서 머리를 못 자르겠어요. 지금은 머리를 다 푼 상태로 기장은 가슴까지 내려와요. 나름 안정적이고 무난한(?) 헤어스타일입니다. 그런데 큰일 났어요. 전 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예전 같았으면 당장 잘라버렸을 이놈의 머리카락이 이번엔 너무 고민이 돼요. 그 이유는 단정하게 묶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전 일을 할 때 머리를 묶는 편인데요. 단발로 잘라버리면 제 얼굴을 향해 흘러내릴 짧은 머리카락들이 벌써부터 거슬리는 거 있죠. 내년에 자를까 싶다가도 지금 단발 욕구가 불타오를 때 잘라야 후회가 덜할 것 같고요. (그 말은 즉, 단발병은 높은 확률로 후회를 가지고 옵니다.)
인스타의 알고리즘은 또 전국의 미용사들의 릴스로 도배를 해놨어요. 그 와중에 계속 오락가락하는 제 마음을 흔든 릴스가 하나 있었는데요. 안쪽 뒷머리를 단발 기장으로 잘라놓고, 머리를 풀면 긴발로! 머리를 묶으면 단발로! 두 가지의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이었어요. 세상엔 금손이 왜 이렇게 많은지. 저의 얼굴을 대입하며 행복한 상상을 하던 중 해당 릴스의 댓글을 보고 바로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 머리숱이 별로 없거든요..
사실 긴 머리카락들이 얼굴의 면적을 좀 가려줘서 그런지 마음에 들긴 해요. (참고로 앞머리도 보유 중입니다.) 그래서 요즘 더 예쁜 척을 하고 다니는 그런 꼴값 상태예요. 그렇지만 이 마음 한편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단발병이 제대로 자리를 차지하면 당장 잘라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지독한 단발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할까요? 이젠 최양락 님도 김용명 님도 소용없어요. 그래도 온갖 단발병 퇴치짤을 찾아보며 오늘 하루도 마무리를 해야겠어요.
근데 화사님 단발 너무 예뻐! 퇴치짤을 무슨, 예쁜 거밖에 눈에 안 들어온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