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오늘 아주 행복한 꿈을 꿨어요. 현실과는 다른 너무 행복한 꿈이요. 이별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무의식 속 어딘가의 저는 행복했던 그때를 많이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그리고 전 아직 이별하는 중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만나온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헤어지는 건 너무 쉬웠어요.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텍스트 하나로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고, 전 그게 너무 화가 났어요. 후회할 걸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못된 말로 상처를 줬고요. (결국 차단 엔딩)
시간이 갈수록 분노에 슬픔이 더해지면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났어요. 근데 어딜 가도 맘 편히 혼자 눈물 흘리며 슬퍼할 곳이 없더라고요. 학원가는 길에도, 학원에도, 집에 오는 길에도, 집에도, 사람이 없는 곳은 없었어요. 열심히 참고 참다 터져 나오는 눈물은 휴지로 눈도장을 찍어 숨기기 바빴고요. 매주 찾아오는 학원 시험 때문에 슬픔에 잠겨 있을 여유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도 조금씩 희미해지나 싶었습니다. 근데 가끔 그때를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참아왔던 눈물이 순식간이 고여버려요. 그냥 날 잡고 하루 종일 울어버릴 걸 그랬나 싶기도 해요.
몇 주 전 오랜만에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어요. 덜 구질구질하게 보이고 싶어, 연락할 수밖에 없는 구실을 이리저리 찾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한 번 만나자는 제 말에 흔쾌히 오케이를 해주더라고요? 하지만 결국 그 약속은 제가 취소했어요. 마지막이라는 핑계로 얼굴을 보고 나면 또 한 번의 이별을 하게 될 거 같은 거예요. 이래도 후회하고 저래도 후회할 거 같은데, 이게 저의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믿고 싶어요.
모든 인연에는 이유가 다 있대요. 좋든 나쁘든 서로를 만나면서 배우는 게 하나쯤은 있다는 거죠. 그렇게 길고 긴 인생 어딘가에서, 마침 가는 길이 같아 함께 손을 잡고 걸었네요. 이제 각자 가야 하는 길이 다른가 봅니다. 잠깐의 동행이었지만 덕분에 아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조금씩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더 견디다 보면 정말 괜찮아지겠죠? 이별이 이렇게나 길고도 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