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하진 Apr 23. 2020

After Crisis #13  4차원 부동산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변수가 달라진다.

  ‘힙지로’라는 말을 안다면 인싸로 등극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꼰대 소리를 들어야 할지 모른다. 최근 들어 간판도 없고 작은 골목을 열심히 찾아야 발견할 수 있는 감성 있는 카페와 바 등이 100여개나 들어선 서울 중심의 을지로를 칭하는 새로운 별명이 '힙지로'다. 개성 있고 신선함을 표현하는 영어 단어 ‘힙(hip)’과 ‘을지로’의 합성어다.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한 이곳 을지로가 낡은 인쇄골목에서 갬성의 카페골목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보물찾기 하듯 아주 구석진 곳에 카페를 오픈하는 것이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입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동산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입지다.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배운다. 움직일 수 없는 자산이다 보니 입지가 좋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입지를 선정하는 데는 교통, 교육, 환경 등이 주요 변수가 된다. 그런데 찾기도 어려운 골목 안에 카페를 차린다? 이것은 기존의 부동산학에 반하는 역발상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 가게 주인들은 대체 무슨 용기로 이런 역발상을 시도할 수 있었을까? 우선 자신들의 컨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선뜻 감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접근조차 쉽지 않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은 큰 모험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그들의 인식이 4차원까지 확장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즉 온라인 마케팅이나 공감능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듯 이미 4차원 세계는 스멀스멀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하루 일과 중에 상당한 시간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4차원 세계를 넘나들고 있다. 그래서 어디에 있던 상관없이 4차원 세계에서의 활동이 가능해 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4차원 세계는 미지의 세계이며 낯설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의 3차원 세계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대륙이라는 점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런 가능성을 잡지 못하고 3차원 세계에만 머문다면 다가올 지성사회의 리더가 되는 꿈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지성사회는 수 많은 시행착오를 4차원 세계에서 경험하면서 결과적으로 엄청난 지성적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가치는 인류 문명을 획기적으로 진화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3차원 세계가 중심이 되었던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삶의 방식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부동산의 경우에도 좋은 입지를 결정하는 변수 중에 4차원 세계와의 연관성이 아마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의 입지조건은 교통이 아니라 바로 통신망과 전력이다. 그리고 이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주거환경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변수인 교통의 비중은 비교적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값비싼 토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 이렇듯 4차원의 비중이 커질수록 부동산 입지는 매우 유연해질 수 있으며 따라서 경제적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산업의 경우도 대부분의 활동이 4차원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실제 부동산의 입지가 유연해 진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업들이 태국의 치앙마이나 인도네시아의 발리와 같은 환경이 좋은 관광지에 둥지를 트는 것도 이런 이유다. 기존의 오프라인 쇼핑몰도 점점 사양산업이 되어가는데 한편으로는 물류창고가 도심 한복판에 아주 소규모로 여러군데 개설되어 쇼핑몰을 대신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런 모델의 핵심은 바로 4차원과의 관련성이 있기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와 같이 4차원 세계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부동산의 가치는 4차원에 영향을 더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4차원과의 연계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부동산 입지의 조건은 어떤 것일까.


  그  첫 번째가 4차원으로 가는 교통이 좋아야 한다. 이른바 통신망이 확실해야 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4차원에서의 지속적인 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생존 기반이 독립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또한 지속가능하게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Zero Basic). 이번 코로나19에서도 경험했듯이 바이러스, 에너지, 식량, 폐기물 처리 등 어떤 이유로도 4차원 세계에서의 활동이 멈추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태양과 물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생존이 위협받지 않은 새로운 인프라를 갖춘 4차원 도시(Siti)가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이나 의료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문화서비스도 4차원을 활용해 비대면 형태로 수준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다면(Urban Basic) 입지조건은 더욱 더 유연해 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4차원에서는 불가능한 대면활동을 지원하는 공동체가 체계적으로 잘 구축된다면 (Culture Basic) 이 또한 입지조건의 유연성을 크게 확장할 것이다. 


  현재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동체 형성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주거지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대도시 중심으로 형성되어 많은 시간을 교통시간으로 버려야 하고 복잡하게 여러 공동체가 얽히고설켜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게 지불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도 펜데믹과 같은 재앙이 빈번하게 출현한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상승할 것 등을 고려하면 대도시 안에서도 독립적인 공동체의 연합체와 같은 형태로 도시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미 선택되고 정제된 공동체가 적절한 규모로 이루어져 자치적으로 생존기반을 운영할 수 있다면 완벽한 4차원 도시(Siti)의 기반시설이 크지 않은 범위 안에서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Zero Basic, Urban Basic, Culture Basic의 세 가지 요소가 갖추어진 4차원 도시 Siti는 매우 유연한 입지 선정이 가능해 져 전 세계 어디에도 4차원과 원할한 관련성을 가진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4차원 도시 Siti는 마치 스마트폰과 같이 특정 공동체를 중심으로 지구촌 어디라도 손쉽게 3차원에 뿌리를 내리고 4차원에서 마음껏 활약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입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이들의 4차원 활동 비중에 따라 그 부동산 가치는 천자만별로 차별화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성사회의 구조적 모습이 아닐까 예측해 본다. 이런 지성사회가 갖추어지면 4차원 세계의 비중은 약 7할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3할은 3차원 세계가 될 것이다. 이렇게 4차원 까지 확대된 지성사회가 된다면 그로부터 창조되는 지성적 가치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리라 예상되며 인류 문명을 한 단계 올려놓을 것이다. 이제부터 이런 구조조정을 시작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신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될 것은 명백하다고 하겠다. 


작가의 이전글 After Crisis #12 받침과 펼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