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7 보궐선거 파헤치기 4 - 진보당 서울시장 송명숙 후보
지난 시간까지 주요 유력 후보(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후보)와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기후ㆍ환경 공약조차 없어서 매우 아쉬웠었는데요. 이번 보궐선거에서 기후 의제를 이렇게까지 언급하지 않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끼기까지 했습니다.
2030년, 2050년.
심판의 날은 점점 다가오는데
1,000만의 생명을 책임지는 서울시장 후보라는 사람들은
두 손 두 발 다 놓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유일하게 "기후위기 대응"을 공약 전면에 내세운 후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통적인 진보정당인 진보당은 오랫동안 기후 의제에 관심을 가져온 정당은 아닙니다. 때문에 아직 정밀하고 세부적인 실현계획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당의 기후 정책이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정책 공약을 읽어보시고 이에 대한 의견과 제안을 많이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대학생기후행동 정책간담회 송명숙 서울시장 후보 모두 발언 中 -
하지만 진보당 서울시당 송명숙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과 철학이 담긴 발언들에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당선 여부를 떠나 2021 47 보궐선거를 시작해 2022년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긴 레이스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 마중물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테헤란로는 혼잡한 교통, 긴 출퇴근 시간의 상징입니다.
우리나라 탄소 배출 1위 기업 포스코센터가 자리 잡은 거리이기도 합니다.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는 포스코가 있고 자동차가 즐비한 거리인 테헤란로는
기후위기를 불러온 사회의 압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전환은 기존의 것들을 바꾸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테헤란로를 2차선으로 줄이고, 서울시 청사부터 통유리 건물에서 벗어나는 등
시스템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습니다.
행진 전 기후위기 대전환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원칙은 기업의 책임을 묻는 것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논의와 전환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 진보당 서울시장 송명숙 후보 -
이 두 가지 원칙을 기본으로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마무리 후 포스코센터 건너편으로 이동해 ‘서울을 바꾸는 기후행동’, ‘테헤란로를 이차선으로’ 피켓과 깃발이 부착된 자전거를 타고 행진했습니다.
[관련기사]
https://www.yna.co.kr/view/PYH20210319112300013?input=1196m
"테헤란로를 이차선으로" 만들자는 말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차선을 축소하자는 것이 아니라 테헤란로가 이차선이 되어도 감당할 수 있는 서울을 상상해보자는 것입니다. 실제 삶을 살아가는 주거공간과 업무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현재 수도권의 현실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즉, 차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은 일과 생활이 분리되어 있는 지금의 삶의 양식을 완전히 뒤엎는 일입니다. 일과 생활을 연결하여 먼 거리를 굳이 서둘러 가야 하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종교처럼 신봉하고 있는 무한 질주의 삶의 양식을 버리고 지구와 지구의 온 생물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생태적 삶의 양식으로 변화하는 일입니다. 차량중심의 도로를 완전히 사람과 자전거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입니다.
"테헤란로를 이차선으로"라는 구호 자체에 이미 기후위기 문제의 시급성과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금 당장 급진적인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론적인 계획이나 토론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미루지 않고 테헤란로부터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3월 19일에는 진보당 서울시장 송명숙 후보와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의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왜 공중파 선거 토론에서는 이만큼의 토론 수준이 나올 수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두 청년 후보의 열띤 토론이 주목을 끌었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서울시장 후보에게 묻는다. 정책 어게인 -송명숙 vs 신지혜 -> 편을 바탕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기후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