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 이제 남일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북미 서부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잇따른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도 선선한 날씨를 유지하던 지역에서 기온이 40℃를 넘어서고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지난 한 주에만 719명이 돌연사했습니다. 현지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하며 극한 날씨가 사망자 증가에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라고 밝혔는데요. 사망자의 상당수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집에 혼자 사는 노인인들이었다고 합니다.
지난주 북아메리카를 휩쓴 폭염의 영향으로 기온이 49℃ 이상 치솟은 미국 워싱턴 주의 한 해변에서는 조개들이 마치 찜기로 찐 것처럼 입을 쩍쩍 벌린 채 폐사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5일 "워싱턴주 메이슨카운티 릴리워프에 있는 한 해산물 전문 식당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후드 운하에 있는 조개 양식장에서 조개들이 저마다 껍질을 벌린 채 죽어있는 모습을 공개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210705172105768
전문가들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발생한 살인적인 폭염의 요인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열돔현상'을 꼽는데요. '열돔현상'이란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며,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지붕을 만들어 지역에 데워진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열섬현상이 도시화에 따른 지표면 가까이에서의 기온 상승이 원인이라면 열돔은 대류권 중간 고도(약 5km~7km)에 잘 발달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그 지역의 뜨거운 공기를 돔 형태로 가둬 놓는 듯한 모양새를 형성하면서 기온이 상승하는 기상현상입니다.
2016년 7월, 미국에서는 열돔현상으로 27개 주까지 폭염 경보가 확대 발령되었고 한반도에서도 지난 2016년 여름의 폭염과 관련하여 고기압이 장시간 정체하면서 열이 갇혀 무더위가 지속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는 열돔현상과 유사한 구조적 현상을 띄는데요. 열돔현상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돔현상은 더 이상 남의 나라의 일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대기 정체' 현상은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 장마가 끝나고 북미와 같이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 갇힐 경우 우리나라에도 최악의 폭염이 닥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올해 늦은 장마의 원인에도 한반도 상공의 대기 정체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최근 며칠간 한반도 남부지역과 일본지역에서 장마로 인한 산사태 및 침수피해가 다수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닐 것입니다. 그다음은 폭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구는 수차례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이 유발한 기후위기는 결국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지는 결과로 되돌아오고 있지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로 인한 후폭풍이 불러올 피해를 대비하는 데에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코로나 19가 그러했듯이 폭염을 포함한 모든 재난은 에너지 빈곤층과 취약계층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코로나19 방역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살인적인 폭염은 말그대로 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집합금지 조치가 강화된 상황에서 무더위 쉼터는 문을 닫고 여름철 홈리스들의 위생과 안전을 그나마 지켜주었던 샤워트럭은 운영하기 어려워집니다.
코로나19와 폭염, 이 기후위기가 가져온 숱한 징후들은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더 큰 재난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우리에게 기후위기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 열섬 / 열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02219&cid=64656&categoryId=64656
서울신문 : 49도 이상 폭염 휩쓴 美 해변, 찜기로 변해..조개 쪄 죽었다
https://news.v.daum.net/v/20210705172105768
중앙일보 : "지구에 불지른 것 같다" 50도 폭염 캐나다 700명 돌연사
* 본 내용을 각색하여 지구수호미디어 <플래닛타임즈>에 발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