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아무리 감춰도 얼룩처럼 남아있다.
정신없던 일이 끝나고 집에 도착해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다. '쏴아아' 세면대 물소리만 가득 찬 화장실, 거울에 비친 얼룩덜룩 화장이 지워진 얼굴. 외로움은 아무리 감춰도 얼룩처럼 남아있다.
나는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이 드는 게 싫었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받으면서도 자주 불안하고 까칠했다.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그 어떤 것도 나를 상처 입히지 않은 적은 없었으니까. 나는 외롭지 않다고, 혼자서도 잘 산다고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런데 나는 외로웠다. 누군가로부터 애정 어린 관심과 손길을 받고 싶었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내가 혼자 설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강한 사람이어야 하는 내가 약해질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외로움으로 얼룩진 마음을 외면했다.
이제는 나의 외로움과 나약함을 마주한다. 독립적인 척, 강한 척하며 꾸몄던 얼굴을 지워내고 내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내 감정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나는 사랑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