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그런 게 아니야.
인간은 더 높이 가지 않아도,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회사,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그렇게 돈을 벌고 또 벌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결국 최종적으로 모두가 원하는 건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오늘을 노력하고, 견디고, 희생한다.
그런데 사실 행복은 우리가 마지막에서야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최종 보스 같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인간도 동물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인간 또한 동물과 같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한 인간이 살아가야 할 목적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꿀과 행복,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둘 다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_서은국, 『행복의 기원』
따라서 인간에게 행복이란
인생이라는 게임의 가장 깨기 어려운 보스맵이 아니다.
그저 그 게임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소소한 퀘스트들인 셈이다.
이 행복이란 퀘스트들을 매번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우리가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 이 퀘스트들은 뾰로롱 하고 달성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서", 즉 쾌락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 이유이다.
그리고 인간은 사람을 통해
가장 큰 고통과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모든 동물의 생존 확률은
다른 개체와 함께 있을 때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하지만 사람을 만나려면 그놈의 '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은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그래서 돈은 오히려 일상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시시하게 여기도록 만든다.
그리고 돈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원천,
사람과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돈을 생각할수록 카페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덜 하고,
어려움을 당해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사양한다고 한다.
이처럼 과학적인 근거에 따르면,
인간은 더 높이 가지 않아도,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I worked my whole life
난 이제껏 내 모든 삶에 최선을 다했어
Just to get high just to realize
그저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그리고 깨달았지.
Everything I need is on the ground
결국 내게 필요한 건 이미 내 주변에 있었다는 걸.
_로제, On The Ground 가사 中.
이미 높이 올라가 본 사람들,
이미 많은 돈을 벌어본 사람들,
그런 사람들 또한 모두 입 모아 말한다.
행복은 그런 게 아니라고.
행복의 핵심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1년, 10년, 20년의 노력과 시간, 수많은 돈이 필요한 걸까?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What goes up it must come down
올라간 건 언젠가 결국 내려와야만 해.
You're running out of time
그리고 너의 시간은 무한하지 않아.
_로제, On The Ground 가사 中.
우리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고,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의 시간 또한 그렇다.
이 글을 본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 약속을 잡아보자.
행복은 생각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