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의 시작을 함께 걸을 구공팩토리의 셰르파, 서준석 강사님 인터뷰
학생들에게 포착된 변화의 징조, 그 변화를 좀 더 만들어보고 싶어 다시 학생들을 맞이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준석 강사님!
구공팩토리 3기 오픈을 준비하던 것이 어제 같은데, 어느새 4기 모집을 앞두고 있네요.
처음에는 할지 말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받아먹기 쉽도록 떠먹여주는 과정이 아니다보니까,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에게서 변화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과정을 마무리 하는 1:1 면담에선 그 결과물이 육안으로 보였고요. 그 변화를 조금 더 만들어보고 싶어서, 다시 학생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방식을 뛰어넘는 '작은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구공팩토리 3기 학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초 뼈대를 쌓아올리는 고난"과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하는 정신적 고행"을 함께 겪었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심지어 어떤 학생은 '배운 것이 없다' 라고 하는데, 기존의 교육방식을 들여다보면 그럴 법도 해요. 우리는 강사가 가르쳐주는대로 따라 적고, 친절하게 이끌어주는대로 따라 가는 것에 익숙하지만, 그 방식으로는 '기술' 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러니까, '배우는 것이 없다'는 느낌은 제가 의도했던 바이기도 해요.
다만 여기서 그치는 건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방식을 뛰어넘는 '작은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실제로 한 학생은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일주일만 더 해보고 안되면 그 때 때려치자 마음을 먹었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어떻게든 하다보니, 일주일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 내가 어디서 막혀있었고, 그걸 뚫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구조는 어떻게 생겼는지 시야가 트이더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다양한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기초 체력' 만들기가 코딩 부트캠프의 핵심
원래 부트캠프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는 신병훈련소'의 의미였다는데, 본래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방향성인 것 같네요.
개발자 '신병'을 지도하시는 강사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에요. 잠깐 일하고 그만 둘 것이 아니라면, 총을 잘 다루는 '기술' 보다는 전시상황을 오래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요.
예를 들어 볼게요. 미스터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스승을 만나 사격을 배웁니다. 스승은 총 쏘는 방법은 도무지 가르쳐 주질 않고, 주구장창 산을 타고 달리기만 시키죠. 총을 잡고, 잘 다루는 것 보다 '몸'을 먼저 만든 거에요. 우리도 똑같아요. 일단 몸을 만들면, 총을 잡고 다루는 기술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고통의 과정을 겪지 않은 기술, 정말 '내 것'이 맞나요?
강사님 말씀이 이해는 가지만,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은 제 입장에서는 쉽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많은 학원들이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하고요. 굳이 '고통스러워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컴퓨터를 전공하고, 기술에 대한 오랜 '덕질'로 시작해 연구하는 것이 '개발자'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단계일 거에요.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그렇지 않아요. 컴퓨터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오랜 덕질을 하지도 않았어요. 이 상태에서 단 기간 내에 바로 일할 수 있는 개발자를 양성해 내는 것? 불가능에 가까워요. 가능하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사기에요.
그렇다고 비전공자는 다 포기해야 하나요? 그럴 순 없죠. 대신,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를 악물고 버텨 일궈내는 '성공의 경험'을 쌓는 것은 가능해요. 이 경험들이 모여서 그 사람의 기초체력이 되고, 기술이라는 전쟁터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고통스럽지 않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강의를 하면 사실은 제가 제일 편해요. 정해진 것을 보여주고, 따라하면 강의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학생들은 편하고 손쉽게 그 기술을 '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니까, 후기는 칭찬 일색일테고 그러면 더 많은 학생들이 저를 찾아오겠죠?
그런데 그 기술, 정말 '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약간의 변형, 예외적인 상황만 가해져도 학생들은 그 기술을 쓸 수 없어요. 결국, 알고는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고통의 과정을 겪지 않은 기술은 쓸모가 없다는 거죠.
절실한 학생, 길게 내다보는 시야를 가진 학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쉽게 볼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며 고민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엔지니어를 얕봐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몇 개월 살짝 배워서 다 할 수 있으면, 개발 분야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이유가 없어요. 제가 컴퓨터 공학 분야에 입문한지 15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어렵거든요. 어려운 만큼, 가치 있는 분야에요.
3개월 만에 내가 상상하던 개발자로서 완성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사실은 얼마의 시간이 주어지든, 완성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분야에요. 매일 자신의 한계를 마주해야 하니, 스트레스 받고 자존감도 떨어질 거에요. 그러니 전제가 잘못된 욕심은 버리고, 길게 내다보는 시야를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그걸 생계수단으로 삼을 사람이라면 더더욱이요.
구공팩토리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준석 대표님과 개발자의 꿈을 이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