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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생독립만세 Jul 28. 2020

줄리의 슬기로운 인턴 생활 E01

광화문 우체국 5층에서 일하지만 우체국 인턴 아님 주의

Written by_줄리_인턴


6월 말부터 약 두 달간 학생독립만세(이하 학독만)에서 경영지원 인턴을 하고 있다. 주 업무는 시장 분석 리서치 보고서 작성이지만 CEO이신 ‘조커’(학독만에서는 닉네임으로 부른다!)가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편하게 제안해달라고 하셨다. 평소 문학 작품이나 시 읽는 것을 좋아하고 정해진 분량 이상으로 학교 에세이 과제를 열심히 쓰곤 했기에, 학독만에서의 경험을 에세이로 풀어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커에게 제의를 했더니 너무 좋은 생각인 것 같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럼 다음엔 어떻게 하면 되죠? 피드백을 기다렸지만... 모든 진행은 나에게 다 떠넘겨졌다..! 업무 다 떠넘기기가 조커의 특징인 것 같다. 뭐, 괜찮다. 스타트업 특성상 모든 업무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아니겠는가.(처음에는 매우 막막하긴 한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실전이니까!)

인턴 줄리가 보는 학독만 생활, 슬기로운(?) 인턴생활, 지금 시작합니다!




인턴쉽에 지원하며 서너군데 정도의 회사를 염두에 두었는데, 업무 외에도 출퇴근 동선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라(급여는 어차피 학교 연계 인턴이라 정해져 있다..), 위치도 집중해서 고려 대상에 넣었다. 학독만은 광화문, 그것도 딱 바로 광화문역 5번 출구 앞에 위치한 광화문 우체국 5층 스타트업 빌리지 입주기업이었다. 내가 광화문 출근자라니! 어릴 때부터 광화문, 안국역, 교보문고 인근에 자주 오고 대학교도 근처라서 광화문이 등하굣길인데 첫 사회생활도 광화문에서 하게 되어서 좋았다. 말하자면 ‘광뽕’이 차오른 것이다. 광화문에서 일하니 마치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광뽕에 차올라 첫 1-2주는 광화문 우체국 출입증을 목에 걸고 점심시간에 열심히 돌아다니고 교보문고도 가곤 했다. 이렇게 광화문에서 광뽕을 만끽했지만 지금은 회사가 이사해서 공덕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이사 스토리는 다음편에!(연재 첫화 첫머리부터 다음화 예고?)


간단히 회사 소개를 해보자면 학독만은 *‘소득공유 후불제’ 교육이라는, 한국에서는 아주 생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위해 청년에게 필요한 교육이 있다면 먼저 배우게끔 하고, 취업 후에 실제 소득이 발생했을 때 해당 교육비를 지불할 수 있도록 배움의 영역에 혁신을 만드는 일을 한다. 처음 들어본 사람은 ‘잉?’ 할 거다. 나 역시 그랬고 아직도 리서치를 하면서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학독만의 ‘소득공유 후불제’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2가지 연재 링크

- 왜 아직도 모르세요? 소득공유 후불제!

- 주식투자 말고, '소득지분' 투자

**소득공유 후불제를 설명하는 동영상 링크(제작을 담당했던 헤비가 꼭 올려달라고 압박해오셨다...)



내가 이런 매우 유니크한 회사에 들어오게 된 계기에는 두 가지 성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1. 탐구적 & 유니크한 성향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진로를 빨리 결정하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 상담센터에서 적성 검사 및 진로 검사도 받아보고, 학교 취업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취업 상담, 취업 프로그램, 현직자와의 만남 등에 활발히 참여했다. 이와 함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통역 활동, 여행, 미국 교환학생 1년, 영어회화 동아리 부회장, 100시간 이상 꾸준한 봉사활동, 한국어 멘토링 수업,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경영학 부전공 등 대학교 4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찾아왔다. 이렇게 끊임없이 나를 발전시키고 주도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성향이 스타트업이랑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또 남들이 다 하는 천편일률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특이한 성격 때문에 학독만에 더욱 끌렸던 것 같다.


2. 교육관

전공이 영어교육이지만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학교는 변화가 없는 보수적인 느낌이 강했고, 사교육 필드는 반대로 너무 경쟁적이었다. 그런데 지난 6월, 학교현장실습으로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순수한 학생들이랑 소통하는 것이 좋았고, 많은 학생이 학교에서 많이 성장하고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어릴 때 어머니가 방에 붙여주신 '사람은 교육에 의해서 반드시 진보한다.' 문구가 떠올랐다. 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학교에서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만으로 나의 영역을 한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학교 연계 인턴쉽을 통해 학독만을 알게 되었으니, ‘학생이 학생만의 힘으로 원하는 양질의 배움을 누릴 방법을 만듭니다.’라는 기업 미션이 나에게 큰 인상을 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광화문, 로케이션 오케이
기업 미션, 내 하트에 적중
본격 채용 인터뷰의 기억은 과연?


교생 실습 학교에서 퇴근하자마자 광화문으로 달려갔다. 광화문 우체국 1층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아아를 시켜놓고 1분 자기소개를 달달 외웠다. 그냥 내 얘기 하는 건 잘하는데 1분 자기소개 같이 암기해서 표현하는 것은 자신이 없어서 ‘만나자마자 자기소개시키면 어떡하지ㅠㅠ’하면서 열심히 외우면서 준비하다고 올라갔다.


조커는 이력서 바탕으로 질문을 하셨고, 나의 성향 파악을 위해 예시상황을 주면서 이런 경우엔 어떻게 대처하겠는지 물어보셨다. 평소부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TMI화법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내 생각을 말하는 소규모 자유형 채용 인터뷰에서는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신나게 한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다.


채용 인터뷰에서 조커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시간은 많으니 궁금한 거 다 물어보세요.
(대답하기 어려운 거는 알아서 말씀 안 드릴 거니까)편하게 다 물어보세요.

였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화법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간 안 많은 거 뻔히 보이는데 면접자 입장에서 면접 편하게 보라고 배려해주시는 게 좋아 보였다. 동시에, 단순히 채용사로서 면접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자리라고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로가 동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채용 인터뷰를 통해 학독만이 굉장히 수평적인 회사라는 것을 미리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때문에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채용 인터뷰 내내 학독만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이것저것 머리를 짜내며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댓글 남기시면 추첨을 통해 학독만 인턴 면접기출문제 리스트 보내드립니다.


인터뷰 후 며칠 후,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다. 기존 출근 날짜보다 일찍 나올 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 광화문, 로케이션 오케이

- 기업미션, 내 하트에 적중

- 채용인터뷰, 극강 수평모드 확인

이 모든 게 끝났는데 무엇을 망설이랴! 막학기라 수업이 별로 없기도 했고, 기쁜 마음으로 승낙하고 일주일 정도 출근 날짜를 당겼다. 그렇게, 학독만 인턴 생활이 시작되었다.

정장입고 증명사진 찍으러 다니던 내가, 양반다리 하고 일하게 될 줄은! 일에 도움만 된다면 낫띵 이즈 임파서블 인 학독만. 그 이야기를 계속 들려드릴게요.
줄리의 슬기로운 인턴생활 To be continued....

*다음 편에서는 높은 확률로 줄리의 리서치 업무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학독만 인턴의 눈으로 보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기대해주세요!


줄리의 슬기로운 인턴생활 2편 이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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