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학준 Sep 26. 2017

친구2


친구2




 합이 너무 쉽게 들어맞았나, 술을 붓자 하는 태도가 테이블 위 국물이 끓도록 없다. “끓는다.” 그러니 마시자가 아니라, 그쪽에서 불을 낮추거나 끄거라다. 마시는 동작이 따라오게끔 누굴 씹을 수도 없는 게, 다 모였다. 그때 우스갯소리로 우리 뭐 해 먹고 살래?

 


 평소에 모였어도 잘 몰라서 잘 안 했던 돈, 졸업, 취직, 꿈,…… 아는 내용만 얘기하는데 새벽이다. 나는 내가 조금 전까지 얼마어치였다가, 녀석이 나름 하는 얘길 들으니 이젠 얼마어치다. 다른 무언가가 남아있는 녀석이 또 끓으면서 시작한다. 

 


 졸아서 그만 국물이 없다. 술을 마시긴 했는지 주문서 몇 칸이 그려져 있다. 그래 일어나자.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래이. 뿔뿔이 흩어진 우리의 값들을 한번 다 더해보니, 지난번 모였을 때 하고 똑같다.











(왼쪽 위부터)용현 학준 영경 선연 만수 예진



작가의 이전글 얇은 손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