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학준 Jul 08. 2018

‘…’

‘…….’ 





 동이 튼 걸 안심 못 한 가로등이 켜져 있고, 아니면 가로등 끄는 걸 깜빡한 동이 튼 새벽. 집 밖으로 나와 미친놈처럼 뒷산 공원을 오른다. 벤치에 도착해 앉아 어쩜 누구 있을지도 모르니 회색 팝송을 골라 틀어놓는다. 공원의 초록색을 내려다본다. 이 시간까지 포기 못 한 내 문장을 초록색에 대고 읊어본다. 


 ‘…….’


 그리 호락하게 내어줄 수는 없다고 앞산 치맛자락을 붙든 도시의 빌딩들이 초록색 사이사이로 방해한다. 나는 계속 읊어대지만 그럴수록 여기 앉아 있을 이유만 줄어든다. 다시 책상 의자에 돌아가면 뭔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벤치를 박차고 일어나 올라올 때처럼 미친놈같이 공원을 걸어 내려간다. 씩씩함이 풀릴 때쯤 되면 집 앞에 와 있는데, 가로등과 새벽의 할 일은 이미 다 끝나버렸다.











작가의 이전글 동훈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