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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준 Mar 21. 2016

GS25





 집에 바로 오는 날 바로 집 앞 편의점에 들러 뭐라도 살 게 없나 하고 보면, 카운터에 늘 아주머님이 계신다. 사장님이신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뭘 고르나 보시는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즉석밥 하나 들고 간 나한테 “계산 도와 드리겠습니다. 할인이나 적립카드 있으세요?” 나는 눈도 안 마주치면서 할인카드까지 꺼냈다. “할인되셨구요, 담아 드릴까요? 괜찮으세요?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근데 그 말이 그렇게 즉석밥 먹지 마라 하는 우리 엄마 말 같다. 우리 엄마가 다른 아들들한테 꼭 저랬다. 나한테처럼 못하는 대신 눈빛과 마음 씀 그런 것들에. 옆에서 느끼던 것을 정면에서 느끼려 하니 나는 괜히 키가 커서 보다 작은 아주머님께 고개를 못 든다. ‘네. 감사합니다.’ 잘 하면서 점점 작아지다가 문을 열고 나갈 때 그쪽을 향해 고개 한번 픽―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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