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호로비츠, <맥파이 살인 사건>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으로 말미암아 생각이 바뀌었다는 상투적인 말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애석하게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않더라.
다만, 왜 추리소설을 읽는지는 대충 알 것 같다.
저마다의 살인동기가 있는 인물들 사이에서 탐정을 따라 함께 추리하는 재미를 투니버스에서 명탐정 코난보던 시절이후로 오랜만에 느꼈다.
맥파이 살인사건은 액자소설이다.
중고등학교때 배우는 그 액자소설이다.
쉽게 말하면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구성이다.
이야기는 셜록홈즈 같이 대성공을 거둔 시리즈 <아티쿠스 퓐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원고를 받아든 편집자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그녀는 차분하게 본업(?)을 따르고,
'그 원고' <맥파이 살인사건>을 찬찬히 읽는다.
그렇게 스무th하게 액자의 안쪽 이야기가 펼쳐진다. 안쪽 이야기는 한 시골마을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죽은 이는 마을의 부잣집에서 십수년간 가정부 일을 하던
메리 블래키스턴씨다.
사인은 목뼈가 부러졌기 때문이고,
정황상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에는 마을 주민들이 거의다 참석한다. 하지만 그들이 떠올리는 메리씨는 썩 좋은 기억들이 없다.
장례식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죽은 메리씨가 일하던 집의 주인
매그너스 파이 경이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되는 두번째 사건이 일어난다. 연달아 터진 두건의 사망사건으로 마을은 어수선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주민 중 하나가 유명 탐정 <아티쿠스 퓐트>를 찾아 런던으로 찾아간다. 퓐트는 주민의 의뢰를 수락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메리씨가 좋은 기억이 없는데 그쳤다면, 매그너스 경은 살인 동기를 품을만한 사람들이 여럿이다!
사건의 실마리는 조금씩 풀려가고, 탐정 퓐트는 정보 수집을 멈춘다.
인제 마지막 장에서 범인을 밝히려는데!
딱 그 대목에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 절묘한 끊기 신공 뒤에
편집자가 나와서 이렇게 말한다.
(진짜 너무했음ㅇㅇ)
편집자는 사라진 마지막 장(7장)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녀 역시 탐정 퓐트처럼 원고의 행방을 찾아 정보를 수집하는데, 당황스러운 소식을 듣는다.
<아티쿠스 퓐트>의 저자 앨런 콘웨이가 죽었다.
편집자는 갑자기 죽은, 그것도 '추락사'로 세상에서 사라진 작가의 행적을 뒤쫒는다. 그녀는 자살로 결론난 작가의 죽음을 의심하게 되고,
본격 원고 찾기 어드벤쳐로 시작한 탐정수사는
'누가 앨런 콘웨이를 죽였는가?'로 바뀐다.
작가의 사망직전 행보와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실마리를 풀어간다.
작가는 살해당한 것일까? 그렇다면 누구에게?
그리고,
잃어버린 원고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걸까?
이 책은 현실(편집자가 사는 세계)과 소설(맥파이 살인 사건)의 범인을 동시에 추격한다. 치밀하게 설계된 두 이야기는 때론 독립적으로, 때론 교차되며 각각의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이 책을 쓴 앤서니 호로비츠는 친절하게 용의자 후보군을 정리하며 나 같은 추리물 초보 독자들도 함께 '합리적 의심'을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액자 안의 이야기에서는 다섯 명의 후보를,
액자 밖의 이야기에서는 일곱 명의 후보를
어디 한 번 골라봐! 하고 툭 던져준다.
나 역시 소년탐정 김전일 빙의해서 두 이야기의 범인을 두 명씩 골랐다.(혹시나 해서 예비 범인으로 한 명씩 더 고른 것이다.) 나는 그렇게 무고한 네명의 희생자를 만들고(?) 할아버지의 이름은 아무나 거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조그만 단서들과 증언을 모아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경험은 모든 퍼즐이 맞춰졌을 때(혹은 내가 직접 맞췄을 때) 상당한 쾌감을 주더라.
더불어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 사이에 엮여있는 막장스토리(?)와 거짓 증언들도 이 장르를 재미있게 읽는 요소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었다.
책 속 숨은 TMI를 파헤치자
<맥파이 살인 사건> 액자 속 이야기 부분은 책을 후루루 넘기면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플립북 그림이 함께 있다.
교과서 아래에 졸라맨이 벽잡고 날아다니는 그림 그려본 적 한 번쯤 있지 않나여. 그것이 고퀄로 있음옄. 다만 책이 두꺼워서 뒤에서부터 후루룩 넘겨야 날아가는 새를 볼 수 있다는 것 참고!
느슨한 빌리지 에디터들이 뽑은 책들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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