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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Apr 02. 2019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 비즈니스북스

16,000원



소장가치 5 / 트렌디 9 / 재미 8 / 정보 10 / 감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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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가>

* 이 글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리뷰보다는 개인적인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책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들어온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부끄럽지만 나에게는 나쁜 습관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퇴근길에 편의점 햄버거를 사 먹는 것이었다. 편도로 2시간 남짓한 그때의 퇴근길은 RPG 게임의 세이브포인트마냥 몇 개의 단계로 분절되어있었다. 우선 파주에서 합정 혹은 신도림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렇게 첫 번째 포인트에(합정 혹은 신도림) 도착하고, 전철역으로 이동하여 다시 부평으로 오는 두 번째 포인트를 거쳐 집 앞까지 가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세 번째 포인트를 모두 겪어야 비로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제의 습관은 첫 번째 포인트에서 형성이 되었다. 퇴근 후에 40분에서 길면 1시간 남짓 걸려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시간은 7시. 점심식사 이후 6시간 정도의 공복을 거쳐 배가 고프기보다는 당이 훅 떨어지는 시간대다. 해 질 무렵 전철역 근처 혹은 역 안에서 가장 빛나는 것이 있다면 편의점일 게다. 나는 불빛에 뛰어드는 날벌레처럼 습관적으로 편의점에 들어갔고, 늘 가격 대비 가장 효율적이면서 캐주얼하게 이동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햄버거를 선택했더랬다. 마치 햄버거를 먹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영업일은 매일 햄버거를 먹었고, 몸은 점차 비대해졌다. (문제는 햄버거를 캐주얼하게 땡겼기에 1시간 정도 더 걸려 집에 가서 저녁을 또 먹는다는 것이었다.)

  본 적은 없지만 이름은 기억하는 영화 <슈퍼 사이즈 미>를 떠올리며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가 생각해서 시도한 것이 아래의 글 <라멘 프로젝트: 고독한 셀럽은 라멘을 먹는다>였다. 


  애석하게도 합정-상수-홍대-신촌 일대의 라멘집을 모두 방문하고 라멘여지도를 그리겠다는 거창한 꿈은 3주 만에 라멘이 물리는 바람에 엎어지고 말았다.


 왜 햄버거는 계속 먹고, 라멘은 금방 질렸을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습관과 변화에 관한 책이다. 여느 자기 계발서들처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여 설명하면서도,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작은 실천부터 제안한다는 점에서 실행으로 이어지기 쉽게 만든 본-격 행동 연계형 습관 지침서다. 

  책에는 크게 4가지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과 4가지 나쁜 습관을 버리는 법을 제안하고, 그것은 다음과 같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4가지 방법

1. 분명하게 만들어라

2.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3. 하기 쉽게 만들어라

4.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나쁜 습관을 버리는 4가지 방법

1. 보이지 않게 만들어라

2.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어라

3. 하기 어렵게 만들어라

4.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만들어라


  부끄럽고 면구스러운 사례지만 햄버거는 습관이 되고, 라멘은 습관이 되지 못한 이유는 위의 8가지 안에서 설명이 되더라. 우선 햄버거 먹기는 3. 하기 쉽게 만들어라 조건처럼 실행이 쉬웠다.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이 항상 있었고, 항상 햄버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4.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조건도 항상 당이 떨어진 상황에서 첫 번째 체크포인트를 지났기에 먹는 순간 즉각적인 만족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햄버거의 가성비는 2.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조건을 충족시켰고, 셔틀 정류장에서 편의점을 거쳐 환승 포인트로 향하는 루트, 가격, 흡입 시간, 쓰레기통의 위치까지 반복학습을 통해 최적화하여 1. 분명하게 만들어라 조건의 습관을 쌓아가는 일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반면에 라멘 먹기는 좀 까다로운 편이었다. 모든 라멘집이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나의 만족도를 채워주질 못했다.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공치는 경우도 왕왕 있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보다 라멘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매주 라멘집 탐방 콘텐츠는 라멘을 4.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 버렸다. 더불어 이 콘텐츠는 라멘을 먹은 뒤 코멘트와 함께 브런치에 맛 평가와 감상 등을 기록하는 것이었기에 부담이 되었고, 가뜩에다 긴 통근 시간에 시간을 마련해서 정기적으로 연재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때문에 라멘을 하나하나 먹을 때마다 즐겁기보다는 의무감에 시달려 먹는 것 자체가 3. 하기 어려웠고, 점차  2. 매력적이지 않게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표면적인 이유는 3주 만에 물렸다고 했지만 먹고 나서의 부차적인 일들 때문에 잘 찾지 않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1. 보이지 않게(잘 찾지 않게) 되었다.


체중 감량을 하고 싶다고요?
그럼 일단 체육관에만 가세요.
아니면 요가매트라도 펴세요.


  책의 저자는 체중 감량을 위한 습관을 들이는 데에 철저한 식단관리 / 운동 스케줄 조정 / PT 등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체육관에 가서 5분만 걷고 오세요.라고 말할 뿐이다. 사실 스쿼트 50개 3세트가 체육관 들러 5분간 러닝머신에서 걷다가 나오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 있는 운동일 것이다. 허나 포인트는 동기에 있다.

  매일 가서 5분이라도 걷다 보면 어느 날 문득 10분이 걷고 싶게 되고, 10분을 걷다 보면 근력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허나 매일 스쿼트 50개 3세트!라는 목표로 시작하면 독하거나 운동을 하던 사람이 아닌 이상 금방 지치게 되고 재미를 잃게 된다. 『매일 아침 써봤니?』의 저자와 비슷한 맥락으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쉬운 일을, 매일 해도 재미있는 일을 일단 해보는 것이 책의 핵심이다. 쉽게 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여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좋은 습관은 유지시키고 나쁜 습관은 멀리하면 변화가 찾아온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책 한 권 내내 설명한다.(하루 동안 하는 일들을 측정하거나 기록하는 등 다양한 습관 형성 방법들도 책에 쓰여있다.)


결과를 지속시키는 비결은 발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중략)
작은 습관들은 더하기가 아니다. 그것들은 복리로 불어난다.
이것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변화는 미미하다.
하지만 결과는 상상 그 이상이다.


  당신의 현재는 과거의 당신들이 쌓아온 기록들이라는 말이 있다. 한 달에 20번 이상 햄버거를 먹었기에 현재의 내가 되었듯이(?) 아주 작은 습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을 잠식하다가 시간이 흐른 후 문득 발견하게 된다. (나의 경우네는 몸무게였다. 아뿔싸! 현재는 본의 아니게 출퇴근 동선에서 편의점이 사라져 햄버거는 끊을 수 있었다.) 한 발 내디딘 사람이 앞으로 걸어 나가 결승점까지 닿을 수 있듯이 사소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미래의 나를 만든다.


오늘 하루,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가.


  잠들기 전 20초라도 플랭크를 하고 잠자리에 들 생각이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도보로 50분 거리에 있는 커피빈에서 모닝커피를 땡겨야지. 어쨌거나 내일의 나도 결국 내가 감당할 몫이기에 망하지 않은 오늘들을 더욱 늘려가야겠다.


*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발췌가 아니라 메모!)

- 습관은 빈도가 중요한 것이지 완벽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일주일 운동했지만, 어제오늘 쉬었다고 아예 놔버리지 말자.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히 그냥 하는 것, 그것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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