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희 Apr 03. 2019

정리되지 않는 슬픔을 애도하는 법

조너선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 민음사

12,000원



추천 키워드


소장가치 8/트렌디 8/재미 9/정보 3/감동 10

#슬픔을 말하는 방식

#성장소설

#상실에 대하여

#소설이 주는 감동

#새롭고 신기한 형식

#영화화된 소설

#911테러

#삶의 의미

#애도하는 법







Review

<정리되지 않은 슬픔을 말하는 방식>


이야기의 주인공은 9살이 된 소년 오스카이다. 오스카는 갑작스레 찾아온 아빠의 부재를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그에게 그 이해는 꼭 필요한 것이다. 순식간에 사라진 존재로 인해 오스카가 느끼는 상실감은 마치 뉴욕 구석구석을 누비며 함께 비밀 탐정 놀이를 하던 아빠가 남겨준 수수께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단서를 가지고 떠나야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선 온전히 슬퍼할 수 조차 없으므로. 그는 슬퍼하기 위해 알고자 한다.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아야 해요."
... ...
"그래야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더 이상 상상하지 않게 될 테니까요." 

오스카는 슬픔의 비밀을 찾아 떠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오스카가 알게 되는 사건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할아버지가 겪은 2차 세계대전에서의 상실감이 오스카가 마주한 9.11테러의 상실감과 만나고, 사랑하던 이를 잃은 슬픔들은 온통 어수선하게 펼쳐 있다. 


나는 알 수 없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다니 믿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요. 여기서, 나한테 일어난 일인데 왜 내 것이면 안 되는 거죠?

이 소설을 접한 이후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왔다. 언뜻 잘못 인쇄된 건가 싶을 정도로 신기한 형식으로 종이가 채워져 있고, 그건 이야기를 더 디테일하게 완성하는 장치가 된다. 그래서 종이책을 읽으면서도 영상 매체를 보는 듯한 매력은 덤이다. 이후 영화화가 되었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하지만 영화보다도 책엔 더 많은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 정돈되지 못한 슬픔을 어떻게 해소해가는지, 재난이 발생했을 때엔 어떤 애도가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 재난들은 어떻게 이어지고 반복되는지, 피할 수 없는 재난이 반복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너에게 지금까지 전하려 했던 모든 요점은 바로 이것이란다, 오스카.
그 말은 언제나 해야 해. 
사랑한다,
할머니가.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사랑한다는 것은 언젠가의 그의 부재가 안겨 줄 큰 슬픔을 감당하는 일이기도 하다. 때로 그 상처가 두렵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을, 가까운 관계를, 거부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적어도 내겐 불가능하므로 오지 않은 상실에 대비하기 위해선 애도의 방식을 배워야 할 것이다. 


아무리 배워도 막상 마주하면 헤맬 수밖에 없을 일이겠지만, 애도를 다루는 방식을 미리 배워두는 것은 언젠가의 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상실한 누군가의 슬픔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건 필요한 공부일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이야기'가 갖는 매력을 종이책으로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 최근 삶의 의미가 무얼까 싶어 회의적인 분들께

- 슬픔이나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께



*이 소설은 2011년 영화화(산드라 블록, 톰 행크스 주연) 되기도 했다. 




느슨한 빌리지 에디터들이 진심으로 고른 다양한 책이 궁금하다면?

↑ 위 매거진을 구독해 주시길 바랍니다 

(책 읽고 싶은데 무슨 책 읽을지 모르겠을 때 먼저 읽어보세요!)



#책추천 #추천도서 #독서 #서평 #북리뷰 #책리뷰 #책 #느슨한빌리지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