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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Dec 16. 2019

자아 찾기는 돈으로 사는 데 그치지 말자

오늘의 통찰 씨리즈

* 오늘은 고민 모먼트




개인적인 사정으로 2020년 소비 트렌드 책을 드립따 읽고 있는 요즘이다. 전망을 내놓는 기관과 저자에 따라 분석 방법과 내용은 다르지만 겹치는 내용도 꽤 되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바로 '자아 찾기' 부분이었다.

대개 취향, 힙스터, SNS 등 키워드와 묶이는 이 주제는 지난 몇 년간 사람들의 화두였고,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 책들에 공통적으로 쓰여있다.


자아는 스스로가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는 가에서 출발한다.   나는 어떤 존재이고 나는 어떻게 규정되며 나의 존재는 타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읽히는가 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에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콘텐츠들을 읊는 것이다. 괜찮은 취향들의 조합은 당신을 멋진 취향의 소유자로 만들 것이다. 그것이 현대인들이 만들어 내는 자아의 상이고, '타인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이 어떤가는 퍽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한참 자아도취에 빠져있던 부끄러운 과거의 어느 한 시점. 나는 위에서 말한 부류의 자아는 하급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더랬다. 당시의 내 논리는 그들은 그저 소비자일 뿐 자아에 본질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짜이며 표상만 두른다고 자아가 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더랬다. 소비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가난에서 비롯된 강박 때문에 그 시절엔 타인을 깎아내렸던 것이다.


이제 그들을 평가하지는 않지만 아쉬운 마음은 여전하다. 소비는 돈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물건으로 치장하고,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는 행위는 멋진 사람을 손민수하여 그대로 따라갈 수는 있을 게다. 하지만 손민수는 결코 홍설이 될 수 없듯이 그저 자아의 정체성을 표현할 때 난 ~~을 써.라는 구입단계에 그친다면 모방품이 될 뿐 오리지널에 닿진 못할 것이다.


그보다 딱 한 발만 더. 사람의 아우라를 만드는 건 소화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을 한 번만 생각해보고, 이것이 내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다음 선택에는 내가 추구하는 의미에 닿는 것을 고르게 되고 때론 실패하고 더러 성공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게다.


비교를 통해 남을 깔보지 아니하고, 나의 선택에 책임을 지면서 어떤 것이 나를 오리지널로 만드는가 계속해서 생각하다 보면, 무언가를 소비하지 아니하여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충족시키며 나 자신에 다가갈 수 있진 않을까 싶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어 그 자체로 레퍼런스가 되는 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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