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뭐라도 되겠지라고 생각해도 뭐라도 되기 어렵다.

뭐라도 쓰다보니 31번째

by 이요마

자기계발서에서 수없이 본 단어 '비전'에 대해 생각하는 요즘이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달라진 생활 패턴이 있다면 혼자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고, 역설적으로 퇴근 후 버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주어진 시간이 많다고 내가 평소 못했던 일이나 하고싶은 일로 시간을 채우진 않더라. 안보던 게임 중계나 유튜브까지 챙겨보며 침대밖으로 나가 않다보니 하루가 외려 짧다.


올 초에 번아웃을 겪으며 퇴근 후엔 일 벌이지 말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자고 다짐했지만, 정신차려보니 나는 다시 일을 벌이고 있었고 급하게 벌인 일들은 대개 짜치기 마련이어서 급속도로 열정이 식어버리는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었다. 온전한 휴식도 생산적인 기록도 아닌 짜침 모먼트가 반복되니 의욕도 꺾이고 나는 이정도밖엔 안돼 라고 생각하면서 퍼져버렸다.


생각해보면 이걸 하면 뭐라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도했던 것들이 그러했다. 바짝 열흘정도 허쓸해도 뭐라도 되지 않았다. 그게 패인이었다. 열흘 해서 뭐라도 된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 성공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저 하늘에서 돈 떨어지기를 바라면서 쉽고 빠른 길을 가봐야 뭐라도 안 된다. 꾸준히 멀리 목표점을 찍어놓고 계속 가는 사람만이 뭐라도 될 수 있더라.


뭐라도 쓰다보니 31개의 잡글이 쌓인 이 매거진을 유지하는 힘은 오히려 이 것 백날 써봐야 뭐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냥 하는 것이고, 그냥 쓰다보면 생각도 정리되기에 지속이 가능하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예측을 함부로 하지말고 오늘 할 수 있는 것을 정량적으로 투자한다면 닿을 수 있을 것이다.


퇴근하면 계획부터 다시 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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