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잘 모르겠는 시간들

뭐라도 쓰기 32번째

by 이요마

누구라고 자신의 현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주변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겠느냐만 나는 요새 잘 모르겠는 시간들에 갇힌 기분이다. 계속 견디며 무언가를 하고는 있지만 갈피도 방향도 모르겠는 시간들. 쉽게 벌이고 쉽게 식는 시간들을 반복하며 지치고만 있는 것 같다.


마음에 관한 책을 많이 찾고 있다. 뭣도 모르면서 나의 달란트는 무엇이라 규정짓고 그것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나의 어쭙잖음과 나의 아무 것도 아님에 찔찔거리고 있다. 차라리 과거의 오만함이 그리운 요즘이다. 와중에 알아낸 건 내가 의무감에 고통받는 타입이라는 사실이다.


어릴 적부터 엇나가면 안돼. 착한 모습 언제나 보여주며 철저하게 마음을 열지마. 하고 스스로를 좋게말하면 지켜왔고 나쁘게 말하면 갇히게 만든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역치가 높고 의무감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드는 생각은 살면서 마주한 나의 상황이 길러준 견디는 힘, 적당히 짜치며 중간은 가는 힘은 내가 잘하는 것이지, 좋아는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의 천성은 게으르고, 밍기적 거리는 와중에 인정을 갈구한다. 그렇지만 어느 일이든 백퍼센트 열정과 에너지를 다하는 불멸의 아티스트 같은 타입은 아니다.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돈과 에너지를 비축해두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내가 동경하는 것은 불꽃같은 아티스트고, 하는 행동은 목표없이 매일을 견디며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지만 실은 2-3개월치 버틸힘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의 고통을 감내하는 이상한 캐릭터. 그게 나였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상과 현실의 방향이 엇나가기에 괴롭고, 자기확신이 적기에 자기평가가 박해 항상 움츠러있고, 악순환같은 이게 아닌데... 모먼트가 반복된다. 애석하게도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선택한 일들이다.


잘하는 일이 짜치면서 어찌저찌 의무감으로 견뎌가는 힘이라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시카고 독서 프로젝트라고 거창하게 시작은 했지만 찾을 수는 있을까. 어렵겠지만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만들어가야지. 그렇게 찾아가야지 마음먹는다.


잘하는 것을 무엇이든 유지력은 담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하며, 더 오래 지속해도 지치지않는 일들을 늘여가야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잘하는 이들도 그들의 선택을 믿으며 한발씩 가다보니 전문가가 되어있었을게다.


뭐가될진 모르겠지만 나를 한정짓진 않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1. 뭐라도 되겠지라고 생각해도 뭐라도 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