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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Aug 02. 2022

회사를 그만두면서 알게 된 것들_나는 나를 너무 몰랐다

드로우앤드류님의 이키가이 따라잡기

(전편에서 계속)


방풍림의 소나무다. 이끼인지 버섯인지 그도 아니면 곰팡이인지 모를 무언가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하지만 나무는 개의치 않는다. 나무는 나무의 속도로 자리를 지킨다. 그것이 본질이고 그만의 방식이다. 그럼 나는 어떠한가. 나무처럼 천천히 가야 하는데 버섯처럼 빠르게 퍼지고 싶어 한 건 아니었을까. 성장을 방해하는 부산물을 너무 많이 들고 있는 것을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외부 조건에 의해 자주 흔들린다. 항상성을 갖고 선선히 나아가고 싶지만 늘 불안해하고 조바심을 낸다. 사실 강릉여행에 다녀와 바로 올리려던 이 글이 늦어진 까닭도 ‘조바심’ 편이 조회수 1천을 기록하자 급 부담이 생겨서 잘해야지 잘해야지… 생각하다 보니 점점 미뤄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팔로우하고 있는 큰그릇님의 글을 만날 수 있었고, 덕분에 용기를 내어서 다시 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래 글이 힘을 받은 글이고, 용기 포인트는 ‘매일 0.1%씩만 나아져도 100점에 언젠간 닿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조회수가 몇천 몇만이 찍히면서 비약적인 성장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어제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걸로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지 않나 싶다.


https://brunch.co.kr/@2xldish/21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면, 바다 뷰 스타벅스에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자기 계발 유튜버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먼저 내게 적용해본 것은 드로우 앤드류 님의 이키가이였다.


유튜브 드로우앤드류 캡쳐

이키가이는

좋아하는 것 / 잘하는 것 / 돈이 되는 것 / 세상이 필요한 것

네 가지로 나누어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며 나 자신을 알아가는 툴이다.


우선 노트를 펴고 무작정 적어보았다.

좋아하는 것

모으기(책, 카드 수집, 명예(?), 인정, 정보 등)

내가 쓴 글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인정(좋아요, 칭찬, 긍정적 피드백, 댓글 등)을 받을 때

평소에는 드러낼 수 없었던 감정을 글을 통해 풀어낼 때

부러워하는 사람들: 자기 자신의 색이 담긴 콘텐츠를 가진 창작자, 돈 걱정 안 하는 사람들

내가 가장 많이 돈을 쓰는 분야, 시간을 쓰는 분야: 알라딘 들어가기, 책 사기, 책 읽고 기록하기, 포켓몬 카드 사기, 토이저러스 구경하기


잘하는 것

솔직히 있을까… 는 겸양이고 남들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적어보았다.

어떤 주제든 글을 시작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좋아하는 포켓몬을 25년째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꾸준함, 지구력).

남의 말을 잘 경청한다. 공감은 백프로 하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상대가 공감을 느낀다 싶게 노력한다.

(MBTI - INFP, 갤럽 강점 검사 제1강점_공감)

목소리의 고저가 없어서 안정적이다. 편안함을 준다. 말을 예쁘게 하는 편이다.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최대의 창의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한다.


돈이 되는 것

최근에 돈 번 일들: 출판마케터(월급-지금은 퇴사), 구글 애드센스(반년 정도 쓰고 방치 - 100$ 최근 환전), 중고책 팔기(기린 책방)

돈 받고 해 본 일들: 각종 아르바이트(치킨집 서빙, 공항 구제역 농가 농민 소독안내, 국어학원 보조강사, 회사 카페트 교체 및 멀티탭 설치, 중학교 진로 코칭 강사(3일), 크리스마스 장난감 진열 및 보충, 대학교 교육센터 근로장학생, 공무원 학원 알바 등), 출판사 일(전자책 담당자(제작 to 정산), 홍보 마케터), 사이드 프로젝트(편집자, 저자), 기타(독립 서점 공연 작가, 야매 타로 복채)

가장 많이 번 일: 출판마케터 월급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사람들에게 재미와 몰입을 주는 이야기를 쓰는 것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고, 듣고 싶은 것을 말해주는 것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


네 가지를 정리하면서 깨달은 것을 표현해보면 아래와 같았다.

1. 내가 인정 욕구에 목마른 사람이구나 + 무언가를 모아가는 행위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깨달음

2. 나는 내 이야기를 하기를 바라지만, 잘하는 건 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안함을 주는 공감 기반의 일이라는 것

3. 대학생 때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점에서, 나는 어느 분야든 잘 적응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지금은 확신이 없지만… ㅠ)

4. 세상이 필요로 하는 건 결국 사람들이 저마다의 ‘나’를 확인하게 해주는 작업이라는 것



이를 다시 교집합 부분 열정/사명/직업/천직으로 엮어보았다.


열정(좋아하는 것 + 잘하는 것)

: 글쓰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는 콘텐츠를 통해 인정을 받는 것


사명(좋아하는 것 +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 내가 알음알음 ‘모아 온’ 좋은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직업(잘하는 것 + 돈이 되는 것)

: 어느 분야든 그 분야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그 분야 안에서 가진 에셋을 활용해 창의성을 보이는 것


천직(돈이 되는 것 +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 사람들의 문제를 나의 시간과 노동력으로 해결해주는 것. 사람들의 ‘나’를 확인해주는 작업을 어느 분야/어느 방식이든 풀어내는 것


네 가지를 정리하며 든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내 강점 도구 중 하나는 ‘기본은 되는 글쓰기 능력’이고, 이 툴을 활용하면 정보전달 /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양쪽의 일이 다 가능하다

2. 무언가를 수집하기 좋아하는 특성은 내가 무언가를 디깅 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해결해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3. 나는 여태까지 ‘나’의 특성을 고려한 ‘돈 되는 일’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상대에 맞춰서 그에 맞는 보수를 받고 일을 하는 게 전부였다. 그 결과로 공감과 적응이라는 강점을 얻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내 것을 하고 싶은 마음’과 괴리감을 만든다

4. 나는 결국 ‘사람들의 문제’, 그중에서도 ‘나’를 잃은 사람들이 자신을 확인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작업에 강점이 있어 보인다. 동기부여/자기계발을 베이스로 하되 말을 예쁘게 하는 편이기에 은유나 알레고리로 잘 포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 4가지 요소가 중첩되었을 때 나오는 이키가이를 찾아보았다.

나의 이키가이는?

핵심 키워드는

수집, 공감, 적응, 나눔이 될 것 같다.

좋아하는 것을 수집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들이 이왕이면 사람들의 공감을 살만한 것이었으면 하고

플랫폼의 제약, 분야의 제약 없이 결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였으면 좋겠는 것.


정리하면, 나는 내 안에서 무언가 끌어 오르는 예술혼을 발휘해서 사람들에게 짜잔! 하기보다는 타인들을 잘 관찰하고 그들로부터 이야기를 얻어 풀어가야 하는 것이 내 강점을 활용한 이키가이에 닿아있는 방법인 것 같다. 사실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나는 늘 소설가의 제1덕목을 ‘공감의 부재’로 꼽아온 예술혼 매스터피스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안의 내가 살아온 방식을 데이터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면 구태여 장점을 놀리고 안 되는 것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다른 한편으로 멋이 없어 보여서 부정하고 싶지만 ‘인정’은 내게 퍽 중요한 요소였던 것 같다. 폐관 수련보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나를 성장해가는 방식이 내게는 더 나은 방식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참 이상하다. 나는 나를 정말로 몰랐구나. 진짜 진짜 몰랐구나. 생각하는 모먼트다.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1. 사람들이 관심 있어하는, 좋아하는 이야기들을 분석하고 공통점을 수집한다.

-> 사람들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토리를 분석하고 공부해서 내 것을 만들 때 적용해본다.

2.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생산한다.

-> 공부한 걸 정리해서 노트 빌려주듯이 아니라, 나의 강점 도구인 글쓰기를 이용해서 이야기 형태로 제공한다. 다만, 그 글을 읽고 현실을 확인하거나 힐링을 느끼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확장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만들어낸다.

3. 필요한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가치가 전달되었고, 인정도 받았다면 방법과 노하우를 전달한다.

-> 블로그든 유튜브든 가치가 생긴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한다. 가치가 생기기 전의 시행착오는 사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어른대학이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게 되고, 피드백이 없던 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바란 건 응원이었지만 사람들이 바란 건 정보 획득, 감동 모먼트 또는 그 시간을 기꺼이 콘텐츠에 소비할만한 가치일 것이다.


이제 무얼 해야겠는가. 지금 바로 공부하러 가야지. 그리고 내 콘텐츠 아웃풋을 내야지.

이번 이키가이를 정리하면서 하나 느낀 것은, 이러한 책 혹은 인플루언서가 주는 방법론을 내게 적용해보는 매거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이것들은 일종의 버프가 될 것 같다. 자의식을 내려놓고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들을 실천으로 옮겨보고 따라가다 보면 나도 한 분야는 장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일단 매거진부터 파러 간다.


켈리 최 회장님의 <핵심가치>는 다음 편으로 기약해야 할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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